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그레이트 체인지 코리아] 도도히 흐르는 韓流… '21C 문화 비즈니스'를 주도하라

1부. 대한민국 미래 보고서 ⑤소프트파워 시대<br>제조업 경쟁력 격차 줄어 창조·상상력이 미래 좌우<br>대장금등 해외진출 효과 한국상품 수출 크게 늘어<br>"글로벌 콘텐츠 키우자" 정부도 지원체계 통합



"21세기는 문화산업에서 각국의 성패가 결정되며 최후 승부처가 문화산업이다." (피터 드러커)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전환의 시대를 맞았다. 한국은 그동안 앞장서 달리는 일본과 뒤쫓아오는 중국 사이에서 극적인 성공 드라마를 써왔다. 하지만 이건 과거의 역사일 뿐이다. 세계가 소프트파워(Soft Power)라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해왔던 우리나라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돌파구의 핵심에 문화가 있다. ◇왜 소프트파워인가=세계는 부국강병을 토대로 한 하드파워(Hard Power) 시대에서 문화를 토대로 한 소프트파워가 주도하는 시대로 돌아섰다. 경성(硬性) 국가에서 연성(軟性) 국가로의 변신인 것이다. 여기서 문화는 교육·학문·예술·과학·기술ㆍ디자인 등 인간의 이성 및 감성 능력이 창조해낸 모든 분야를 포함한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이나 물리력ㆍ강제력보다는 매력, 명령이 아닌 자발적 동의에 의해 얻어지는 힘을 말한다. 소프트파워는 제조업 개념이 바뀌면서 더 힘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장 없는 회사를 표방하는 제조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공장 없는 회사를 모토로 내건 대표적인 기업이다. 공장 없는 제조업체라는 말 자체가 아이러니지만 나이키 외에 다른 기업들도 대열에 동참하는 추세다. 글로벌 기업들은 공장이 없고 위탁업체는 공장만 있는 이런 구조가 확대된다면 앞으로 기업의 차별성과 경쟁력은 결국 창조력ㆍ상상력에서 결판 나고 그런 힘은 문화를 통해 배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선박ㆍ반도체ㆍ무선통신기기ㆍ화학ㆍ기계류ㆍ자동차ㆍ액정표시장치(LCD)ㆍ철강 등 우리나라 8대 주력 수출품(수출액 순)의 기술력이 평균 3.9년 내에 중국에 따라잡힌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개 민간 및 국책연구소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국내 8대 수출품목의 지난해 수출액은 2,327억달러. 국내 총 수출액(3,638억달러)의 64.0%를 점유하고 있다. 최연철 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각국 제조업 경쟁력은 이처럼 평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광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제조업 경쟁의 시대가 아니라 어떻게 차별화해서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인지가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경쟁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꼬리가 잡히면서 차별화가 가능한 소프트파워에 절박하게 손을 내밀고 있는 셈이다. 10년 전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의 신입사원 중 60% 이상이 MBA 출신이었지만 현재는 40%선으로 떨어졌고 이 빈틈을 예술 전공자들이 채우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와 맞물려 있다. ◇스티브 잡스와 해리포터 그리고 대장금=문화가 어떻게 미래를 끌고 가는지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1월 잡스는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애플은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에 서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이어 '아이폰4' 발표장에서는 "애플은 기술기업이 아니고 그 너머에 있는 기업(Apple is not just a technology company, it's more than that.)"이라고 설파했다. 소프트파워는 그 자체로도 막대한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영국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는 67개국 언어로 4억권가량이 판매된 데 이어 영화, 캐릭터 상품 등으로도 제작돼 1997~2006년 총 매출액이 약 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적 상상력이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다. 우리나라 드라마 '대장금'도 아시아와 중동ㆍ아프리카 등 62개국에 수출돼 1,100만달러의 수출을 달성했고 만화와 뮤지컬, 캐릭터 상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돼 산업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 수출 지역에서는 한국 제품의 매출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유병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문화산업은 직접적인 수출규모와 함께 우리나라 이미지를 끌어올려 국내 기업 제품의 수출을 견인하는 효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해외에 진출해 관련 매출 1억달러 이상을 달성한 국내 콘텐츠는 겨울연가ㆍ대장금을 필두로 한 드라마와 뿌까와 뽀로로 등 애니메이션, 메이플스토리ㆍ리니지 등 게임을 포함해 7개 정도다. 문화부는 오는 2013년까지 이를 30개로 늘릴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글로벌 콘텐츠 리더(Global Content Leader)'를 기치로 삼아 2007년 기준 매출 59조원, 세계시장 점유율 9위인 국내 콘텐츠산업 시장을 2012년까지 매출 100조원, 점유율 5위로 끌어올리는 '세계 5대 콘텐츠 강국 진입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콘텐츠진흥원과 방송영상산업진흥원ㆍ게임산업진흥원 등 콘텐츠 진흥 관련 5개 기관을 통합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출범시킨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진흥원은 방송ㆍ애니메이션ㆍ게임 등 장르별로 분산된 콘텐츠 산업 지원체계를 통합하는 한편 비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계가 산업생산 시대에서 소프트파워 시대, 문화비즈니스 시대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는 단면들이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민국도 '21세기형 도전사(史)'를 새로 써야 할 상황이다. 그간 한국인들이 세계에 보여줬던 도전정신도 새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험대 위에 놓이게 됐다.
소프트파워 핵심은 창조·융합형 인재

핵심은 인재다. 소프트파워 시대는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고객의 문제를 창조해야 경쟁력을 갖추는 시대다. 창조력이 충만한 천재들을 키워낼 때 이런 변화의 시대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괴짜 시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천재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예술 찾는 CEO들=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평소 영국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읊는다. 버진항공의 리처드 브랜슨은 수준급 기타리스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수시로 미술작품과 역사적 유물들을 수집하고 사치앤사치의 케빈 로버츠는 틈날 때마다 무용수의 동작에 빠진다.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CEO로 평가받는 이들이 이처럼 예술세계와 접하는 이유가 뭘까.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5월 방한한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주립대 생리학과 교수는 "경영창조의 출발점은 바로 예술"이라고 설명한다. "시와 음악ㆍ미술ㆍ공연 등 예술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여기서 바로 창의력이 나온다"는 것. 그는 역작 '생각의 탄생'을 통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등 천재들이 활용한 창조적 생각도구들을 분석했던 인물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모범 답안을 가진 사람들을 선호했지만 창조력이 기준이 된다면 '아는'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보다는 '예상치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 절실해진다는 얘기다. 일상적으로 쓰는 제품이나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상상력이 풍부한 인재가 대접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 ◇각광받는 창조형 인재=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액센추어가 "앞으로 고급 인적자원은 석유 등 천연자원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파워가 부각되고 가속화되는 원인으로 '풍요시대'를 들기도 한다. 인류 역사는 그동안 빈곤과 궁핍이라는 단어가 늘 함께해왔지만 현대인의 삶은 풍요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체상품이 많은 풍요시대는 합리적인 가격과 충분한 기능을 갖춘 제품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 결국 기술적 우위는 오래 유지되지 못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재창조해야 되는 시대에 기업들이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는 결국 창조력에 의해 결판나고 그런 창조력의 주역은 사람, 즉 인재다. 기업들이 전문가의 장벽,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넘나드는 인재, 더 열려 있고 신축적인 인재, 창조적인 인재를 갈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는 이와 관련, "예술과 감성까지 아우른 융합과 종합 능력인 하이 콘셉트(High Concept)가 강해져야 하는 시대가 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변화하는 세계는 인재를 어떻게 준비시키고 대접하느냐에 따라 10년, 20년 후 모습이 또 다시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창조력이 경쟁력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