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각 가정에서 '레이캅'청소기를 사용하는 날을 꿈꿔요. 5년 안에 매출 1,000억원 돌파도 자신 있습니다." 가전업체인 부강샘스의 이성진 사장(39ㆍ사진)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당장 다음주까지 홍콩의 전자제품 유통체인인'브로드웨이'에 자외선 살균 청소기인 '레이캅'을 2,000대 가량 납품하는데 이어 크리스마스 시즌 전까지 브로드웨이 27개 지점에 레이캅 공급을 앞두고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의 주요 백화점과 양판점을 비롯해 대만, 멕시코, 태국 등에도 연말까지 약 1만대 분량의 납품을 맞추느라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도 바쁠 정도다. 자동차 주요 부품 및 가전제품을 주문자 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해오다 지난 2005년 건강가전사업부를 신설하며 자체 브랜드인 레이캅을 출시하게 된 부강샘스는 현재 레이캅 단일 제품만으로 올 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80억원과 비교하면 50% 가량 급증한 셈이다. 때문에 자체 브랜드 생산을 꿈꾸고 있는 중소업체들에게는 부강샘스의 성공 신화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레이캅의 성공은 무엇보다 이 사장의 역할이 컸다. "처음 자체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나서자 비관적인 시선이 많았고 주변에서도 만류가 심했다"고 말하는 이 사장은 제품 개발 초기에만 해도 300여개에 달하는 부품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협력업체들을 쫓아다니며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전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제품을 만든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을 꺾지 않았고 그런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부강샘스가 지난 2006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레이캅은 침구류나 소파, 카페트 등에 서식하는 각종 세균과 집먼지 진드기 등을 살균하는 자외선 청소기이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청소기가 마루바닥이나 카페트의 살균ㆍ청소기능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신체접촉이 잦은 침구류 전용 살균 청소기를 개발하게 됐다"며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올 한해 국내에서 15만대가 판매됐으며, 영국ㆍ독일ㆍ미국 등 전세계 14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웰빙가전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레이캅은 '3단계 알러지케어 시스템'을 적용해 이불을 털어 햇볕에 말리는 번거로움을 없애준 동시에 각종 세균과 진드기를 100% 제거해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우선 자석의 원리를 이용한 특허기술인 진동펀치를 이용해 1분에 3,600회의 진동기능으로 알러지의 원인이 되는 세균, 집먼지 진드기, 미세먼지 등을 침구류로부터 털어서 분리한 뒤 253.7nm(나노미터) 파장의 자외선 램프로 살균과정을 거치게 된다. 자외선으로 살균된 세균 및 집먼지 진드기의 사체 및 알, 미세먼지 등은 이중 헤파마이크로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깔끔하게 제거된다. 레이캅은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청소기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으며지난해에는 영국알러지협회로부터 알러지 케어 기능에 대한 인증을 획득하는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 사장은 개발 초기부터 인테리어 기능에 초점을 맞춰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꾸미는데 남다른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침실에 놓고 사용해도 다른 인테리어 소품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인테리어 가전'개념을 도입했다"며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선택하느라 100여개의 시안을 만들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기존 사업부문인 자동차 부품 및 금속사업부와 레이캅을 생산하고 있는 건강사업부에 대한 중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기존의 금속사업부도 부강샘스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며 "원가 절감에 주력하는 한편 내년 경기 회복을 대비해 최근 약 20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하며 생산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건강사업부와 관련, "틈새시장을 노려 성공한 레이캅의 사례처럼 우리만의 제품 라인을 중장기적으로 10개까지 확대해 명실상부한 건강 생활가전 회사로 탈바꿈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다 창업주이자 부친인 이하우 회장의 뜻을 이어 받아 경영에 뛰어든 그는 '밤마다 잠꼬대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을 정도'로 2세 경영인으로서 심적 부담감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평생 의사 생활을 하며 접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건강가전 사업을 진행한 덕분에 지구촌 모든 이들의 건강과 생활여건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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