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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소지역주의 극복 과제로

겉으론 '역내 한 몸' 속으론 '끼리끼리'<br>회원국 쌍방간 지역·자유무역협정 180건 달해<br>작년 칠레회의 '亞·太통합체' 제안 유명무실<br>부산APEC, FTA·RTA 로드맵 마련도 진통예고


지난 2004년 칠레 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체를 하나로 묶는 지역통합체(FTAAPㆍFTA of Asia Pacific)가 제안됐다. 이는 회원국 전체로는 공식적으로 배타적 무역협정에 반대하고 있지만 역내 소지역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 ‘통합을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APEC의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실제 APEC 회원국들은 겉으로는 ‘역내 한 몸’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지역주의 색채를 더해 가고 있다. 올 8월 말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자료에 의하면 RTA 혹은 FTA가 발효된 총 건수는 180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APEC 회원국간 협정이 26건, 회원국과 비회원국간은 55건에 이른다. 한국만 2건의 FTA를 체결했을 뿐 일본ㆍ미국ㆍ칠레 등은 여러 건의 쌍방간 무역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일부 국가는 FTA 체결을 통상정책의 최고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칠레 회의 때 제기된 FTAAP는 유명무실화된 상태다. 역내 무역ㆍ투자 자유화를 추구하는 보고르 선언(Bogor Declaration)이 94년 채택됐지만 회원국 내 소지역주의화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고르 선언은 선진국은 오는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무역자유화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남상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APEC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은 역내 소지역주의”라며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등 다자간 무역자유화의 빠른 진전에도 불구하고 APEC 회원국들은 개별적으로 온갖 배타적인 쌍무간 무역협정을 맺어온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2005 부산 APEC에서 각료회의 선언문을 통해 FTAㆍRTA 로드맵을 제시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 있을 APEC 공동체 구축 과정에서 이 같은 쌍방간 무역협정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예방조치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국가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FTAㆍRTA 체결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쌍방간 무역협정을 APEC 통합에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간 협정 체결시 ‘통일된 원칙’이 필요해진 것이다. 현재도 APEC 차원에서는 공동 번영 및 공동체 강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RTAㆍFTA의 모범사례를 발굴, 확산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부산 APEC 회의에서 제시될 로드맵에서는 좀더 명문화ㆍ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 연구위원은 “지역 및 자유무역협정들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쪼개지 않고 오히려 하나로 묶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각료회의 선언문은 이 같은 점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PEC 회원국들은 추후 논의를 통해 로드맵의 세부 원칙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간에 처한 현실이 워낙 다르다 보니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특히 APEC에서 주요 위치를 차지하는 한국ㆍ미국ㆍ일본ㆍ중국 등 4개국간의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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