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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유로존 탈퇴' 거론되지만…

디폴트 위기에 지지부진한 해법 마련 촉구

그리스 출신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25일(현지시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가능성을 거론해 파장이 일고 있다. 마리아 다마나키 EU 어업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개인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상황의 심각성 때문에 이제는 그리스의 처지를 공개적으로 말해야 할 때가 됐다”며 “우리는 혹독한 희생이 필요한 (긴축) 프로그램을 채권자들과 합의하든지 아니면 드라크마(그리스의 옛 통화)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가 2차대전 이후 이룬 가장 큰 업적은 EU와 유로존의 일원이 된 것이지만 현재 이 업적이 위기를 맞았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시나리오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탈퇴론은 그리스 재정위기 해법의 하나로 전문가들이 제기했지만 EU 고위직이 거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마나키 위원은 그리스 정부를 대표하는 인사는 아니지만 현 집권당인 사회당 소속으로 사회당의 추천을 받아 EU 집행위원에 임명된 인물이다. 다만 다마나키 의원의 이번 발언은 실제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방안을 제시했다기 보다는 그리스 해법을 조기에 마련할 것을 EU에 촉구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다. EU와 회원국들은 그리스 채무재조정 및 2차 구제금융 방안을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그의 발언은 강력한 저항에 부닥친 그리스 긴축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가 실제로 디폴트를 맞을 경우 그 충격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의 불씨가 됐던 리먼브러더스 파산보다 더 강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존 카니 CNBC 칼럼니스트는 25일 칼럼에서 리먼의 기관 채권자들은 평소 많은 양의 유보금(대손 충당금)을 쌓아놓아 리먼 붕괴에 따른 갑작스런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했지만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유럽계 은행들은 국채라는 안전성을 믿고 이러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며 그리스 디폴트에 따른 유럽 금융권의 혼란을 예상했다. 그리스 국채는 현재 대략 2,700억 유로 규모가 발행됐으며 이 중 유럽권 은행들이 1,000억 유로를, 유럽권 보험회사 및 연기금, 중앙은행들이 700억 유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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