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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의 성공조건
입력2004-03-15 00:00:00
수정
2004.03.15 00:00:00
이달 초 열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8차 회의는 개성공단 건설과정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남북은 이 회의에서 1만평 규모의 시범단지개발을 올 상반기에 마무리하고 1단계 100만평 구역은 올해부터 내부 기반시설 건설을 시작, 오는 2005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업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그동안 논란이 됐던 개성공단의 입주시기가 남측 중소기업들의 희망대로 됐다.
사실 개성공단의 건설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공단개발 사업의 추진은 지난 89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방문에서 처음 출발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화되는 데는 10년여의 세월이 걸렸고 공단건설 지역도 해주ㆍ신의주 등이 거론되면서 변화를 겪었다. 2000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으로 공단건설 지역이 개성으로 결정됐지만 개성공업지구법 제정 공포로 구체화된 것은 2002년 11월이었다.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와 제2차 베이징 6자회담 개최를 즈음해 개성공단은 중소기업들의 조기 입주로 가닥을 잡았다. 이제는 개성공단의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법 규정, 물류체제, 인건비, 분양가, 인력공급 등 모든 면에서 제3국의 공단보다 유리한 수준으로 정비돼야 한다. 우선 북한은 중국이 심천특구를 건설할 때 홍콩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깊이 살펴야 한다. 즉 개성이 서울의 인접지역이라는 유리한 입지조건을 잘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보장과 함께 물류체제의 정비, 토지가격의 책정, 인력 공급 등에서 북한측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북한의 노력과 함께 우리의 지원도 중요하다. 개성공단에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점과 북한의 열악한 인프라를 감안해야 한다. 남북경협협의사무소의 조속한 개설을 통해 행정지원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금융대책도 강구돼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수출입은행은 최근 북한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쉽도록 신용보증기금과의 연계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대북 거래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손실보조제도도 조만간 시행할 계획이다. 또 개성공단 진출 기업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 지원제도 개선방안도 계속 검토할 방침이다. 젨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국제협력이다. 북한경제의 재건은 국제적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개성공단의 성공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바꿔 북한의 국제시장 참여를 확대시켜줄 것이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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