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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숨바꼭질’] 영화와 관객의 숨바꼭질 ‘피해자는 피해자이기만 한 것인가’


집이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생활 공간으로서의 집과 가족이라는 의미로서의 집. 우리가 “집에 간다”라고 할 때 이는 문맥상“우리가 살고 있는 집으로 간다”혹은“가족에게 간다”로 해석된다.

영화 ‘숨바꼭질’은 집의 의미와 집을 둘러싼 상황을 스릴러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실제로 일어났던 범죄를 재구성해 집을 갖고 싶은 사람, 가정을 갖고 싶은 사람, 가족은 있지만 살 집이 없어 이것을 갖고 싶은 사람 그리고 집에서 쫓겨난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첫 번째 집도 가정도 필요했던 백성수(손현주)의 이야기다.

고아원에서 지내던 성수는 한 가정에 입양이 된다. 그 집에는 아들이 하나 있었고 성수에게는 형이 된다. 성수는 형을 모함하고 형은 이후 문제아가 되고 집을 나가버린다. 성수는 형의 존재를 철저히 숨긴 채 결혼도 하고 고급 카페를 운영하며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산층이 된다. 그에게는 아내(전미선)와 아들과 딸이 있다. 형에 대한 죄책감과 트라우마로 결벽증이 생긴 그에게 어느 날 형이 거주하던 아파트의 관리인에게서 전화가 온다. 형이 몇 달째 집을 비운 것 같으니 짐을 정리해달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성수는 아내에게 형의 존재를 들키고 이들은 형의 아파트를 찾는다.

두 번째는 집이 있지만 쫓겨나서 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다.

성수의 형 성철은 입양된 동생의 모함으로 집안의 골칫거리가 되고 이후 집을 나가서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집에서는 버린 자식 취급했지만 계속해서 그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동생에게 이사간 주소를 알려달라고 이메일을 보내지만 동생은 그 메일을 읽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의문의 죽음을 맡게 된다.

세 번째는 가정을 위해 집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주희는 딸 평화와 성철이 거주하던 곧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아파트에서 산다. 그는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딸 평화의 영어 교육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그녀를 자꾸 훔쳐보는 성철, 그런 성철을 찾아온 동생 성수에게 제발 형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살 수가 없다고 도움을 요청한다.

성수는 형의 행방을 찾기 위해 아파트의 빈집을 뒤지고 다닌 이후 검은 헬멧을 한 괴한에게 쫓긴다. 이 괴한은 성수뿐 아니라 성수의 가족을 노리고 성수 가족은 위험에 빠진다.

감독은 스릴러 장치로‘도둑의 암호’사건과 남의 집에 몰래 숨어 살던 노숙자가 집 주인의 신고로 잡힌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차용했다.

몇 사람이 살고 여자 남자 아이 등 해당 집의 구성원을 표시한 암호와 몰래 숨어사는 사람의 이야기는 직접적 공포를 준다. 그러나 더 큰 공포는 이 장치들과 등장인물의 집에 대한 감정과 태도가 얽힐 때다. 집에 대한 욕망 좌절 이런 것들이 뒤섞여 양심을 저버리고 범죄를 합리화한다.

영화는 피해자가 진짜 피해자인지를 알 듯 말 듯 숨바꼭질하듯 숨겨놓고 있다. 입양이라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그 가족의 아들이 집을 나가는 원인이 되고 역시 상속이라는 합법으로 집을 물려 받는 사람과 범죄를 통해 남의 집을 빼앗는 두 사람 중에 말이다. 물론 법과 양심과의 관계,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판단은 각각 다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피해자로 보이는 이만 피해자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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