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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0년후를 준비하는데

전후 14번째가 되는 「경제계획」보고서는 우선 일본사회가 지나치게 전통적인 가치관에 얽매어 있음을 비판한다. 지금까지는 「결과의 평등」에 치우친 나머지 역사적인 전환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이다. 따라서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시장 메커니즘을 중시하는 경쟁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사회를 유지해 온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서구적(西歐的)인 사고로에의 발상 전환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이라면 충격이다.보고서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을 강타한 경기침체의 주범(主犯)도 바로 「결과의 평등」을 중시한 각종제도와 관습의 부작용이라는 분석이다. 이제 시대가 「지혜의 시대」로 바뀌게 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연마된 개성과 창조성에 의한 새로운 기술산업문화가 등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쟁의 결과로 소득격차의 확대도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평등의식이 강한 회사인간적 사고로는 일본사회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느면 「아시아적 가치관」의 패퇴라는 관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현재 전통적 가치관이 무너져 내리는 와중에 있으며 채 준비도 없는 사이에 밀려 온 서구의 물결속에 국민들은 당황해 하고 있다. 10년후 일본의 모습 가운데 알고 있어야 할 경제사회 지표가 있다. 실질경제성장률은 98년의 마이너스 2.0%에서 플러스 2%로 올라가며 1인당 국민소득은 310만엔(97년기준 ·2만6,000달러)에서 350만엔(3만400달러)으로 늘어난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연 2%, 실업률은 3~4%정도며 연간 휴일수는 120일에서 140일로 증가한다. 이 보고서는 경쟁사회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던가 사회보장제도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사회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도 21세기에 대비한 장기비전이 한번쯤은 제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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