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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공단 기금운용 문제있다
입력2000-10-29 00:00:00
수정
2000.10.29 00:00:00
박상영 기자
연금공단 기금운용 문제있다
비효율적 기금운용으로 2030년께부터는 연금지급불능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이익실현이 불투명한 비수익성 사업에 알토란 같은 연기금을 펑펑 쏟아 붓고 있다.
연금공단은 지난 27일 충북 제천시 청풍면 교리에 각종 오락ㆍ편의시설을 갖춘 특급호텔 수준의 휴양시설(청풍리조트)을 공단이사장을 비롯, 복지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장했다.
이 리조트는 96년 5월에 착공, 객실(276실) 외에 수영장과 사우나장 등과 야외행사를 위한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단측은 "연금가입자 및 연금혜택을 받고 있는 국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리조트를 개관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측이 내세우는 표면적 이유와는 달리 부지 7만9,948평에 980억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들여 휴양시설을 건립한 것이 진정 가입자들의 복지를 위한 일인지 의구심이 적지 않다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당장 문을 열 경우 이익실현은 커녕 매년 막대한 영업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운영부실은 결국 가입자들의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콘도나 리조트 등 휴양시설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체마저 대부분 적자"라면서 "청풍리조트의 부실운영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레저사업 전문업체인 H사 사업팀의 관계자는 "서울과 인접한 휴양시설 중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곳도 골프장 등 부대시설로 겨우 손실을 줄이는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수도권의 경우 토요일을 제외한 평일 객실 회전율은 불과 20~30% 수준"이라면서 "이미 10여년 전부터 객실운영 중심의 휴양시설은 투자사업으로서 매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레저사업 전문업체 사업팀장은 "제천 청풍리조트는 교통이 불편한데다 관리인원이 120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년 10~15억원의 적자를 떠안아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류도매업을 하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김모(44)씨는 "연금공단이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레저사업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국민들의 혈세를 쌈지 돈으로 알기 때문이 아니냐"면서 "누구를 위한 휴양시설인지 짐작할만하다 "고 말했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3년간 매년 7억원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그 후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설사 손실이 생기더라도 복지사업은 수익만 내세우는 투자사업과 비교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 심재철(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연금공단이 지금까지 투자사업을 통해 손해 본 금액은 원금대비 4,000억원에 이른다"면서 연기금 운용의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입력시간 2000/10/2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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