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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하나은행이 현지인을 법인장으로 내정하는 한편 소매금융 상품에 주력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중국하나은행은 당국흥 중국하나은행 동사장을 법인장으로 내정하고 중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계 은행의 해외 법인에 현지인이 내정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경우 현지인인 얀토 은행장이 법인장이기는 하지만 소다라은행이 우리은행에 인수되기 전부터 법인장으로 일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경우와 다르다.
당 법인장 내정자는 하나은행이 지난 2008년 지분 20%를 확보한 중국 길림은행의 동사장 출신으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측은 당 동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지난해 말 중국하나은행과 중국외환은행의 통합 전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으며 이번 법인장 임명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현지인이 법인장으로 내정되면서 중국하나은행의 현지 영업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객의 절반이 현지인일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개인 고객 비중은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해 소매금융 영업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하나은행은 리테일 시장 공략을 위한 맞춤형 상품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대출 확대도 기대된다. 중국하나은행은 대출 대상을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또는 주재원에서 현지 기업 및 개인으로 확대하기 위해 법인장뿐 아니라 지점장에도 중국인을 채용하고 있다.
다른 은행도 중국하나은행의 현지인 법인장 선임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대부분은 현지인을 법인장으로 뽑는 것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하나은행이 성과를 낼 경우 법인을 현지인에 맡기려는 은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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