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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회사가 지난 1일 출범, 국내에 4개 지주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이어 보험회사들도 저마다 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는 금융권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겸업화에 대처하고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금융계열사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지주회사 내 금융계열사 업종간 리스크를 완충하는 역할보다 증폭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금융계에는 2001년 우리금융지주사가 처음으로 출범한 후 신한금융지주ㆍ동원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설립됨으로써 현재 4개사가 운영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4대 메이저 가운데 3곳이 지주회사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론 반 오이엔 ING생명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변액보험과 펀드판매 증가에 대비, 현재 회사 내부에 있는 자산운용 부서를 따로 독립시켜 별도 회사로 만들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금융지주회사 설립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부그룹과 LG화재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금융지주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지주사 설립은 기존의 은행ㆍ증권업계를 넘어 보험업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12월 금융지주회사법이 국회에서 의결된 후 빠른 속도로 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되고 있는 것은 개인 및 법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금융지주회사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임병진 금융감독원 금융지주회사팀장은 “금융지주회사의 가장 큰 이점은 금융계열사들이 관리하는 개인 및 법인의 신용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신용정보가 금융업의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지주회사 설립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설립요건에 ‘지주사는 금융계열사의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어 금융기관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도 금융지주회사 도입의 장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동현 금융연구원 박사는 “금융업간 업무분리를 강조해온 미국에서조차 99년 11월부터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되기 시작했다”며 “최근 들어 금융지주회사 설립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법은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계열사 1개 이상만 보유하면 지주사 설립이 가능하다”며 “따라서 앞으로 3년 내 국내 금융지주사는 10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 설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하나금융지주회사 출범식 축사를 통해 “금융 그룹화는 리스크의 전이 및 집중, 이해상충 등 고유의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 인가권을 가지고 있는 윤 위원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 박사는 “금융지주회사는 조직 내 업무 중첩과 복잡화로 인해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비효율적 운영 등 리스크가 큰 것이 문제점”이라며 “금융지주사 설립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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