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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경영조언보다 감시 치중”

국내 대기업들이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사외이사를 이사회의 과반수로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주요국 기업의 이사회 기능과 정책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사외이사는 이사회의 역할 중 하나에 불과한 경영감시에만 편중,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효율성과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대기업들은 사외이사의 80% 정도를 다른 기업의 전ㆍ현직 최고경영자(CEO)로 구성, 기업 경쟁력 제고에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사외이사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제너럴모터스(GM) 이사회는 메릴린치 투자은행의 스탠리 오닐을 포함, 사외이사 11명이 모두 전ㆍ현직 CEO이며 HP는 이사회내에 3명으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설치, 투자영역과 방향, 투자규모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 월마트는 이사회내에 사내ㆍ외 각 2명으로 구성되는 전략수립 및 금융위원회를 둬 장기전략 수립 업무를 지원한다. 보고서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주주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사외이사로 취임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사외이사가 해당회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하는 것을 금지한 증권거래법 규정이나 사외이사를 마치 공익대표처럼 인식하는 사회적 편견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상 상의 기업정책팀 팀장은 “우리 기업들은 경영감시 기능에 집착하는 사회분위기와 정책 풍토 때문에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고 있다”며 “이사회가 경쟁력 제고나 투자결정 등 기업가치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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