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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는 오늘의 나를 만든 기름진 토양"


창업은 취업과 달리 하나부터 열까지 무에서 유를 창출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창업을 꿈꾸고 도전장을 던지지만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이런 가운데 독창적 기술력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무기로 청년창업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재학 중 창업을 준비해 지금은 매년 주목할 만한 매출성장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바이로봇의 홍세화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Q. UST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대학 4학년 시절 우연히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연구팀의 무인자동차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두 달간 연구원들과 함께 작업하며 UST를 처음 알게 됐어요. 연구원이라 여겼던 사람들 대다수가 UST 선배들이었거든요.

연구도 재미있고, 선배들도 좋았어요. KITECH의 연구 인프라 역시 만족스러웠고요. 이렇게 직접 연구에 참여하며 현장 실무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UST라면 하고 싶은 연구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Q. 어릴 적부터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았나 봅니다.

사실 저 또한 많은 사람들처럼 꿈이 자주 바뀌었어요. 초등학교 때는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해 화가를 꿈꿨고, 중학교에 입학한 뒤로 과학자를 동경했죠. 그리고 고등학교 이후 생각이 구체화 되면서 순수과학보다 공학 분야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는 신학자의 길도 고민해봤고요. 나름 신앙심이 아주 깊었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사업가 아버지를 보고 자라면서 막연하게나마 창업의 꿈도 늘 간직하고 있었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Q. 그런 배경이 기계공학이라는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쳤겠군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고교 때부터 공학, 구체적으로 자동차나 비행기 같이 움직이는 것에 늘 관심이 컸어요. 기초물리학 등을 공부하며 운동의 원리를 알아가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적도 많아요. 기계공학을 전공으로 택한 이유도 좀 더 실용적인 학문을 익히고자 했던 생각이 밑바탕 됐습니다.

Q. 재학 시절 대표적인 연구는 무엇이었나요?

덕트 팬(Duct Fan) 타입 소형 무인기의 동력학적 모델링과 제어입니다. 비행로봇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비행제어기를 설계하여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한 뒤 실제 제품에 적용해 비행실험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속한 비행로봇팀에서 초기에 연구 방향을 정확히 설정해 놓은 덕분에 하고자 하는 분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어요.

Q. 창업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나요?

바이로봇의 지상기 대표가 KITECH 비행로봇팀의 직속 선배였습니다. 지 대표를 만나면서 창업도 시작됐다고 할 수 있어요. 연구원 시절부터 의기투합해 창업을 준비했으니까요.

때마침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기술창업 자금 지원프로그램이 있어서 지원해 선정됐습니다. 그 직후인 2011년 8월 곧바로 회사를 설립한 겁니다. 초기에는 지 대표를 중심으로 회사를 꾸려갔고, 저는 UST의 졸업논문을 끝내고 2013년 본격 합류했습니다. 창업 준비과정에서 힘들었던 부분은 일하는 시간과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었습니다. 졸업논문 심사 한 달 전에 결혼을 했거든요.

Q. 바이로봇의 소형 비행로봇 ‘드론파이터’는 어떻게 태어나게 됐습니까?

2년여간 힘들여 개발해왔던 바이로봇의 첫 모델이 상품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미국 연수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당시 들었던 많은 조언을 바탕으로 몇 달 후 회사는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첫 모델의 개발을 중단하고, 시장이 원하는 전혀 새로운 타입의 비행로봇을 개발키로 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1년 후 순수 국내기술만으로 완성한 완구형 비행로봇 ‘드론파이터’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개발방향을 변경했음에도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상품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전 모델의 시행착오에서 얻은 교훈들과 UST에서 쌓아온 탄탄한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Q. 드론파이터의 자랑 좀 해주세요.

일단 드론파이터는 조종이 정말 쉽습니다. 10분만 연습하면 누구나 손쉽게 조종할 수 있어요. 단순한 구조로 설계해 여타 경쟁제품과 비교해 유지보수도 용이합니다.

스마트하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리트에요. 전용 비행시뮬레이터를 활용해 PC로 실제와 동일한 비행연습과 게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론파이터는 재미있습니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모든 방향에서 안정적인 360도 3차원 회전비행을 구현, 초보자들도 비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틀 게임 기능은 재미의 화룡점정이에요. 친구나 가족끼리 드론파이터를 조종하면서 적외선 미사일로 서로를 공격해 격추시킬 수 있죠. 1대 1은 물론 팀전도 가능합니다.

Q. 현재 회사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전략담당 이사라는 직함에서 연상되듯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제 업무의 핵심입니다. 지난해 말 드론파이터를 출시한 뒤로는 개발자와 고객의 생각 차이를 좁히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이는 후속 모델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개발자의 입장에서 시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일반고객의 입장에서 개발자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두 의견을 종합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려고 합니다.

Q. 중장기 목표에 대해 귀띔해 주신다면?

일단은 드론파이터를 쿼드콥터형 비행로봇의 대명사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에 기반해 바이로봇을 국내 최고의 드론 제조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세계 최고가 되려면 국내 최고부터 돼야 하니까요. 더 자세한 것은 회사 기밀입니다. 궁금하시면 계속 지켜봐 주세요.

Q. UST는 어떤 곳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두 말할 것도 없이 제게는 무척 고마운 존재입니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의 시간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줄 기술을 배웠습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기름진 토양 같은 곳이죠.

Q. 창업을 꿈꾸는 청년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느낀 점을 몇 가지 말하자면, 우선 현실은 사전에 준비하고 예상한 것 이상으로 쉽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근 정부나 공공기관이 운용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무엇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프로그램인지 직접 발품을 팔면서 찾아보는 노력은 기본 중에 기본이겠죠.

또한 자신과 뜻을 함께 할 ‘좋은’ 파트너를 만나야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저도 창업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 말의 의미가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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