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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업이 지속성장 하려면

이미영<건대교수· 경영학>

피터 슈워츠는 오는 2054년께는 도요타ㆍIBMㆍ네슬레ㆍ뉴스코프를 제외하면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신규기업들이 세계 10대기업의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견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이 계속 살아남는 것과 자연의 생존법칙은 별로 다르지 않다.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새로운 활동영역의 개척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기업의 지속적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신규사업의 발굴이다. 하나의 사업이 기업 전체의 성장기반을 마련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해도 곧 경쟁 때문에 초과이윤의 원천은 고갈되고 만다. 따라서 기존 사업이 한계에 부닥치기 전에 신규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이 신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할 때 대부분 기존 고객의 활용도를 높이는 수평적 확장과 주력사업의 가치사슬을 늘려나가는 수직적 확장이라는 두 측면에서 접근한다. 수평적 확장에는 충성심 높은 고객기반의 확대가 필수적인데 주로 고객기반이 사업의 핵심 자산인 인터넷 기업들이 이러한 방법을 활용한다. 최근에는 통신 서비스 사업자들도 이 같은 수평적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하나로텔레콤의 두루넷 인수는 BCNㆍVoIPㆍVOD와 같은 다양한 수평적 확장을 이룩하는 데 있어서 기반이 되는 고객기반 확대를 우선시하는 전략이라 하겠다. 수직적 확대는 과거 재벌기업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사용하던 방법으로 새로운 사업의 핵심 고객 또는 공급업체를 자사의 영향권에 두고자 한다. 이러한 전략은 신규사업체와 기존 업체간의 종속적인 관계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새로운 사업이 독립적인 고객 및 공급업체들을 확보해나간다면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수평적 확장이나 수직적 확장 이외에도 전혀 다른 분야에 대한 신규 진출도 가능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력사업에서 습득한 다양한 경쟁력을 활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수합병도 위험도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종종 활용된다. 기업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또 대기업에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직적 확장과 수평적 확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일례로 삼성전자를 보더라도 처음에는 교환기사업으로 성장기반을 마련한 후 반도체 및 이동통신으로 수직적 확장을 거쳤고 최근에는 애니콜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구축한 고객기반 위에 다양한 가전제품으로 수평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기업의 신규사업은 명확한 비전 아래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함을 시사한다. 국가의 성장은 기업의 성장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업과 국가는 수직적ㆍ수평적 성장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이러한 비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하부구조를 구축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 국가는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때 위험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잦은 정책 변화로 예측가능성을 낮추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일이야말로 기업의 생존과 국민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자면 국가는 기업이 향후 어떠한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할지 가늠할 수 있도록 미래 인프라 발전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인프라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리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 미래시장에 대한 예측은 인터넷 인구,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과 같은 수치적 인프라에 대한 목표 설정이나 BCNㆍIT839와 같은 질적인 인프라와 관련된 정책적 비전에 의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비전 및 신뢰를 기반으로 국내시장에서 신규사업에 성공한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강자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신규사업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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