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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물, 바위의 고장' 충북 괴산, 화양구곡 흰 암반 위 물줄기 마치 용의 비늘 꿰어놓은 듯

이황이 반해 이름 지어준 선유구곡… 물·바위·노송 어우러진 비경 일품

공민왕 전설 깃든 20m 수옥폭포 물줄기 장관… 선조의 기개 느껴져

괴산호 둘러싼 산막이옛길 거닐면 정겨운 두메산골의 추억 새록새록

연풍면의 수옥폭포는 청천면의 용추폭포와 함께 괴산을 대표하는 폭포로 옥을 씻어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화양구곡 중 마지막 비경인 파천. 파천이라는 이름은 넓게 펼쳐진 하얀색의 암반 위로 흐르는 물결이 용의 비늘을 꿰어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30년 전 충청북도 괴산은 첩첩산중 산골 마을이었다. 당시 여정은 충북 괴산 선유동에서 경북의 문경 선유동으로 산길을 타고 넘어가는 코스였는데 수풀이 우거져 앞으로 나아가기가 몹시 힘들었다. 산을 넘어가는 동안 손만 뻗으면 야생 다래를 따서 시큼한 맛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연이 살아 있었다. 내 앞을 가로질러 꺼병이(꿩의 새끼)들이 일렬로 발을 맞춰 지나갔는데 사람을 두려워 않던 앙증맞은 모습은 아직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 않고 있다. 철 지난 필름 같은 옛 기억을 간직한 채 30년이 흘러 다시 찾은 괴산의 숲은 여전히 울창하고 푸르렀다. 하지만 숲을 헤치며 걸어 넘었던 그 길은 포장도로로 뒤바뀌어 차량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혀져 있었고 예전에는 없던 표지판과 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 지금의 괴산이 그 옛날의 괴산과 같은 곳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화양동계곡=화양계곡이 화양구곡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시작점인 경천벽에서부터 마지막 파천까지 아홉 곳에 걸쳐 절경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암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진 경천벽을 지나 금사담·첨성대·능운대·와룡암·학소대를 거쳐 깨끗하고 반듯한 흰 바위 위로 맑은 계곡물이 스치듯 지나가는 파천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3.1㎞. 경사가 급하지 않아 한 시간이면 충분히 주파할 수 있다.

화양구곡 중 제일 아름다운 경치는 마지막 9곡인 파천이다. 파천이라는 지명은 넓게 펼쳐진 하얀색의 암반 위로 흐르는 물결이 마치 용의 비늘을 꿰어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른 산의 계곡들이 바위 사이로 좁은 물길을 흘러가는 것과는 달리 파천에서는 편평하고 넓은 암반 위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 색다르다. 괴산면 청천면 화양동길 202.

◇선유동계곡=30년 전 선유동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잘 때 모기가 없어서 마을 주민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이곳은 지대가 높아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모기들이 산 아래로 내려간다"고 했었는데 다시 찾은 선유동은 예전처럼 시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흰 포말을 만들며 굽이치는 선유구곡은 송면에서 동북쪽으로 2㎞에 걸쳐 이어진다. 전하는 바로는 조선 시대 퇴계 이황이 송정에 있는 함평 이씨댁을 찾아갔다가 산과 물, 바위·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경치에 반해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9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선유동 계곡 입구에서 출발, 구곡 중 1곡인 선유동문을 시작으로 2곡 경천벽, 3곡 학소암을 차례로 만나고 9곡인 은선암을 끝으로 계곡 상류인 후문을 빠져나가면 517번 지방도로를 만나게 된다. 중간 지점인 제5곡 와룡폭포 주변에는 볼거리가 많고 휴게소도 있어 아픈 다리를 쉬어 갈 수도 있다.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 516번지.



◇수옥폭포=연풍면의 수옥폭포는 청천면의 용추폭포와 함께 괴산을 대표하는 폭포로 옥을 씻어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고려 공민왕의 전설이 깃든 곳으로, 공민왕이 홍건적 침입 때 지금의 안동 지역인 복주로 피난을 가던 중 머물렀던 곳이라고 전한다. 수옥폭포는 약 20m 높이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으로 3단으로 이뤄져 있으며 상류의 두 곳은 깊은 소를 이루고 있다.

폭포 하류 부분에는 조선 시대에 만든 아담한 정자가 있었는데 숙종 때 연풍현감으로 있던 조유수가 우의정을 지낸 삼촌 동강 조상우를 기리기 위해 세웠던 것으로 수옥정(漱玉亭)이라고 불렸다. 원형은 소실됐지만 1960년에 다시 복원됐다.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141-2.

◇산막이옛길=산막이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사오랑마을과 산막이마을을 오갔던 10리길을 말한다. 장막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막이옛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괴산호를 끼고 걷는 이 코스는 나무데크로 길이 조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일주할 수 있다.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로 가는 방법은 등산로로 시작해 옛길로 돌아올 수도 있고 옛길을 걸어간 후 배편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산막이옛길 주변으로 차돌바위나루와 산막이나루·굴바위나루가 있다. 배편을 이용하고 싶다면 동선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546-1(옛길 주차장).

/ 글·사진(괴산)=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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