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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2월26일] 유에스 스틸


1901년 2월26일, 뉴욕 맨해튼 51번가 앤드루 카네기의 사무실. 금융황제 J P 모건과의 계약이 맺어졌다. 매각대금 4억8,000만달러. 사상 최대였다. 모건은 제철소뿐 아니라 파이프 업체, 심지어 철조망 제조 업체까지 있는 대로 사들여 한 회사(United Stats Steel)의 깃발 아래 통합시켰다. USS 출범을 위해 모건은 갖은 수단을 다 썼다. 카네기를 설득할 때는 막 유행하기 시작한 골프가 동원됐다. 모건 측은 카네기가 골프 게임의 승리감에 젖어 있을 때 매입 제안을 내놓아 결국 성사시켰다. 가격을 올려달라며 버티는 업자들에게 똑같은 공장을 짓겠다며 협박해 항복을 받아낸 적도 있다. 모건이 거대 철강사를 세운 목적은 독점. 미국은 물론 독일 업체와도 경쟁할 수 있는 독과점 업체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회사를 사들였다. USS는 자본규모부터 남달랐다. 연방정부의 1년 예산이 5억2,500만달러, 미국 기업 전체의 자본금 총합계가 90억달러 남짓하던 시절, USS의 자본금은 14억달러에 이르렀다. 월가도 발칵 뒤집혔다. 사상 최초로 자본금이 10억 단위(billion)로 표시되는 기업인 USS가 쏟아낼 막대한 물량의 주식과 채권 신규 공급에 주가가 곤두박질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38달러로 시작한 USS의 주가는 6개월 뒤 55달러까지 솟구쳤다. 모건 금융제국이 시장을 떠받치는 힘은 그만큼 강했다. 20세기 중후반까지 USS는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으로 군림했다. USS의 영광은 옛날 얘기다. 개도국 후발 업체에 밀려 세계 7위의 철강 업체에 불과하다. 금융황제 모건의 흔적도 거의 사라졌다. 길이 기억되는 것은 단 하나, 카네기의 명성뿐이다. 모건에게 받은 매각대금을 자선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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