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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흔들기' 갈수록 거세진다

G8서 中 "기축통화 다양화를"<br>佛도 "시스템개혁 할 필요" 동조<br>美·英은 무시하듯이 평가절하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서 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었다. 중국이 침묵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면전에서 강한 어조로 기축통화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방 선진국에서 상당한 입김을 행사해온 프랑스마저 달러 주도의 글로벌 기축통화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 측의 지적에 힘을 실어줌에 따라 달러 패권 흔들기의 강도가 훨씬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지난 60여년간 계속된 달러 중심의 통화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달러화의 지배적 역할은 적절했지만 이제 더는 아니다”라고 공개 언급했다. 중국ㆍ브라질ㆍ인도 등 5개 신흥국(G5) 모임에서는 기축통화 개혁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참가국들은 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더욱 안정적이고 잘 작동하는 국제통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흥국들은 오는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선진ㆍ신흥20개국(G20) 회의에서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신흥국들이 무역거래를 할 때 달러를 쓰기보다 자국 통화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역시 최근 총리실 경제자문위원장이 “보유 외환을 다변화해 달러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밝히는 등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새 기축통화 논의에 동조하고 나섰다. ‘달러 흔들기’의 원조격인 중국은 더욱 강경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대신해 참석한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은 G14(G8+G5+이집트) 회의에서 “좀 더 다변화되고 합리적인 국제통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외환 보유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주요 국제통화의 환율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ㆍ브라질은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미국 재무부 국채(TB) 1조달러어치를 보유한 최대 투자국이며 외환보유액 역시 지난 6월 말 2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근 들어 국제 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사국인 미국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다이빙궈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고 백악관의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워싱턴에서 “여러분이 무슨 소리를 들었든 나는 달러의 개념이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고 기축통화 다변화 주장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역시 “이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며 미국 측 입장에 섰다. 브라운 총리는 지금은 세계경제 회복 방안에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현재의 통화 시스템이 문제가 있고 큰 변화가 (통화 시스템에서) 곧바로 일어날 것을 암시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흥국들의 달러 흔들기 시도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ㆍ4분기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65%까지 상승,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흥국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대미 수출시장이 2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등 미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금융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G8 정상들은 빈국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50억달러 이상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G8은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 초안을 마련하고 10일 정상회의 직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2008년 1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전세계적인 식량안보를 위해 134억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던 것을 감안하면 지원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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