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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카운트다운] “명령만 남았다” 긴장고조
입력2003-03-17 00:00:00
수정
2003.03.17 00:00:00
정구영 기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6일 아조레스 정상회담에서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6개월간의 외교적 노력이 17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사실상 대(對) 이라크 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은 “17일은 외교가 힘을 발휘하는지 아니면 무력화되는지 판단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여전히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이는 수사(修辭)에 불과할 뿐 이미 이라크를 향한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조레스 정상회담은 명분 축적용=미국, 영국, 스페인 등 3개국이 외교적 해결을 위해 마지막으로 제시한 시한은 단 24시간. 그러나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전쟁 반대국들이 하루 동안 태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어 표결로 가더라도 결의안 통과는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이 뻔히 예상되는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3개국이 외교적 해결을 위한 최후의 기회를 제시한 것은 “끝까지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을 확보함과 동시에 사태 전개의 책임을 프랑스 등 전쟁 반대국으로 돌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17일까지 이라크 사태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고스란히 프랑스 등 전쟁 반대국이 뒤집어 쓰는 구도인 셈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들과 함께 망명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결국 미국은 아조레스 정상회담을 통해 명분을 축적하고, 동시에 UN 안보리 표결의 `정당성`을 무력화 시키며 본격적인 이라크 사냥에 나선 셈이다.
◇공격시점은 19~20일 가능성 높아=현재 걸프만 지역에는 22만5,000명의 미군과 4만명 이상의 영국군, 총 1,000대의 전투기와 130대의 군함이 공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밤(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하는데, 이는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제적인 군사행동은 최후통첩 후 2~3일 후에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라크에 상주하고 있는 UN 무기사찰단과 취재진들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점은 19~20일이 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ABC 방송은 16일 익명의 군사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중습격 날짜는 A(Air)-데이로, 지상공격 날짜는 G(Ground)-데이로 명명한 채 날자별로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국 군인들이 전쟁시 지켜야 할 규범들을 담은 교전교칙도 부여 받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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