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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제2 별관은 다른 건물에 비해 너무 추워요. 그런데도 난방을 못 하게 하니 일하기가 너무 힘 들어요(경기도청 A직원)"
"정부 시책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난방을 해 근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임산부나 장애우 등을 위해서는 개별난방도 하도록 하겠습니다.(박수영 부지사)"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브라운 백 미팅(Brown Bag Meeting)'이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을 통해 직원과의 공감대를 높여가고 있어 화제다. 브라운 백 미팅은 직급을 떠나 소수 인원들이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모임을 말한다. 보통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을 간단하게 먹는데, 샌드위치를 담은 봉투가 갈색이어서 붙어진 이름이다.
박 부지사는 지난 6월 6급 이하 실무직원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브라운 백 미팅을 가진 이후 평균 2주에 한 번꼴로 지금까지 모두 10번의 모임을 가졌다. 18일에는 올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각 회에 참석했던 직원 9명을 다시 초대해 그동안 개선된 사항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 부지사는 지금까지 미취학 자녀를 둔 직원, 신규직원, 비서 요원, 국 서무, 복지부서 직원, 콜센터상담사 등 다양한 직종의 직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참석 직원들은 동료 직원들끼리만 속삭이던 고충을 박 부지사에게 가감없이 쏟아냈다.
첫 임용 지가 민원부서였던 신규공무원은 경험을 쌓은 후에 민원부서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고충을 말해 일반부서로 배치됐고, 임신 여성공무원들을 위해 운영 중이던 '맘 쉼터' 이용을 콜센터상담사들도 함께 사용하면 좋겠다는 건의도 바로 받아들여 졌다.
직원들은 그동안 모두 28건의 건의를 박 부지사에게 전달했다. 박 부지사는 "이 가운데 21건을 실천에 옮겼고, 5건은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행이 불가능 한 2건에 대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자세히 알려주는 등 애프터서비스에도 철저히 하고 있다.
브라운 백 미팅을 했던 한 직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 부지사를) 핸드폰 주소록에 '스마트 한 삼촌'이란 애칭을 추가했다"고 밝히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 부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지사라는 자리, 45개가 넘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사회도 봐야 하고, 광화문으로, 세종시로 날아다녀야 하고, 하루에 30~40개 결재도 해야 하는 바쁜 자리지만 직원들과 만나는 브라운 백 미팅은 빼먹지 않으려고 한다"며 "왜냐하면 제일 신 나고 재미있으니까요"라며 화답했다. 박 부지사는 "직원들이 행복하고, 구성원으로서 소속감과 긍지를 가질 때만이 그 조직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서로의 어려움과 관심사항 등에 귀 기울이고 생각을 공유할 때만이 도민들에게 감동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도 직원들과의 브라운 백 미팅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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