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 대한 우려가 단기에 그칠 것이고 수익률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69개로 2,716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미국펀드의 규모가 3,3,085억원에 달했지만 석 달 만에 무려 369억원 이상 빠져나가며 2,000억원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최근 한 달간에도 50억원이 이탈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이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나마 신용등급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에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디폴트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이슈가 증시에 반영이 돼도 단기로 끝난 뒤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수익률이 좋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식시장 역시 이머징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간다'는 것이지 하락한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투자 매력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단순히 이머징 국가와 미국을 비롯한 선진 시장을 두고 보면 현 시점에서 투자 매력은 이머징이 높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펀드의 경우 이머징 쪽에 쏠려 있는 해외펀드의 '분산투자'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 경우 미국펀드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장은 "더딘 경기회복으로 미국펀드의 기대 수익률이 크지 않고 3ㆍ4분기에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은 다음달이 되면 어느 정도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1ㆍ2차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알 수 있듯 미국 경기회복이 정부 단위의 개입 없이는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 재정적자 감축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하반기 미국 경기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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