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노동조합이 파업수순에 돌입하자 자동차 관련주가 급락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현대차 노조대의원 선거와 추석이 있는 9월 중순께 임금ㆍ단체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4~5일 정도의 부분파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ㆍ4분기 견조한 실적과 미국 등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최근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상태라 당분간은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9월 중순까지는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고, 임ㆍ단협이 타결된 이후 다시 비중을 늘리는 ‘파업 스케쥴에 따른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현대ㆍ기아차 노조가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제출하고 파업찬반 투표일을 13일로 밝히는 등 파업수순에 돌입하자 현대차(3.23%)ㆍ현대모비스(2.81%)ㆍ기아차(3.66%) 등 ‘자동차 3인방’의 주가가 전일 대비 급락했다.
또 만도(1.27%), 현대위아(3.10%), 모토닉(2.62%), 화신(2.78%) 등 자동차 부품주는 물론, 한국타이어(1.54%)와 금호타이어(2.29%) 등 자동차 관련 전 부문 종목이 전일 대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파업리스크 증대에 따른 불안감으로 당분간 주가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오는 13일 파업 찬반투표, 노동쟁의 조정 결과, 부분 파업 등 노사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악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9월 중에는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과거와 달리 FTA, 타임오프 등 파업이 장기화할 요소가 있는 정치적 문제들이 없고, 오는 9월 중순에 현대차 노조 대의원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사회적 관심이 비정규직 처우쪽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어 금전적 보상 확대를 원하는 현재 완성차 정규직의 쟁의활동은 명분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현대차 노조가 오는 9월 중순에 실시되는 대의원 투표에서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협상 성과물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협상을 빨리 끝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협상 데드라인이 있는 상황에서 4~5일 정도의 부분파업을 넘어서는 총파업은 힘들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그 영향도 미미해 3ㆍ4분기 생산량은 오히려 4~5만대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들의 노사갈등 양상이 가장 극단으로 치닫는 시점이 오히려 투자타이밍이라고 조언한다. 하반기 수익구조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여론 악화로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졌을 때가 좋은 매수시점이라는 것이다.
안상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패턴과 올해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은 비중을 줄이고 추석 전에 늘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투자전략으로 보인다”며 “부품업체의 경우 에스엘 등 상대적으로 현대ㆍ기아차 의존도가 낮은 회사들의 가치가 부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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