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11월은 인구센서스 하는 달

우리나라의 한가운데는 어디일까. 충주에서 탄금대를 지나 조금 가다보면 가금면 탑평리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중앙탑이 있다. 국보 제6호로 지정된 중원탑평리7층석탑(中原塔坪里七層石塔)이다. 이 탑은 통일신라 원성왕 때 신라의 중앙을 표시하기 위해 같은 보폭을 가진 건각자(걸음을 잘 걷는 사람)를 남과 북에서 동시에 출발시켜 만난 이곳에 탑을 세워 신라 국토의 중앙임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의 중심은 어디일까. 모든 사람이 동일한 몸무게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분포되어 있는 정도에 따라 중심축을 잡은 인구 중심(重心)을 보면 된다. 그동안 수도권을 향해 꾸준히 북서진하던 인구중심은 지난 2004년에 충북 청원군 남일면까지 다다랐다. 다음달 11월1일부터 보름간 인구센서스를 실시한다. 이 조사는 국세조사(國勢調査)라고도 불린다. 즉 ‘국가의 힘을 측정하는 조사’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국가의 쇠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를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조사이다. 끝없이 줄을 지어 들락거리는 개미들을 보고 있으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개미가 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러나 개미의 수를 헤아린다는 것은 초인적인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군대에서 인원을 파악할 때는 “5열 종대로 집합. 앞줄부터 앉은 번호. 하나! 둘! 셋!…번호 끝”하면 바로 끝난다. 군대처럼 통제되고 강제할 수 있다면 조사는 쉽다. 그러나 개미처럼 통제를 못하는 상태에서 조사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면밀한 준비와 전문지식이 없으면 많은 사람이 중복돼 조사되거나 빠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일부 국가에서는 인구센서스를 위해 주민을 통제한 사례도 있었다. 페루에서는 93년 7월1일, 오전8시부터 오후5시까지 전국민의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센서스를 실시했다. 터키에서는 2000년 10월22일, 오전8시부터 오후5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버스ㆍ철도ㆍ항공 등 모든 교통수단을 통제한 채 센서스를 했다. 우리나라는 센서스를 위해 국민을 통제할 수 없다. 응답자의 불편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정확하게 실시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민주사회는 권리와 의무를 축으로 한다. 권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귀찮지만 의무도 기꺼이 수행해야 한다. 성숙한 민주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