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영토 분쟁이 국제 뉴스의 초점이 된 일이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두 강대국이 인접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또한 지정학적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영토를 둘러싼 이 두 강대국의 충돌에서 우리는 무엇을 추론해낼 수 있을까? 단순히 영토의 주권만을 두고 충돌한 사례에 지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서로 이웃한 두 강대국이 지속적으로 충돌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을 추적해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이유들이 있다. 이는 한 지정학자의 말처럼 세계에서 폴란드와 더불어 가장 위험한 위치에 자리한 우리 대한민국이 국제 관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을 펴나가야 할지 많은 교훈을 준다.
리처드 C. 부시는 650여 쪽에 이르는 이 방대한 책에서 "중국과 일본은 바로 이웃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충돌의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역설하면서 "가능하다면 서로 이해하면서 그 충돌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지리적인 문제와 역사적인 사실들을 구조적인 문제로 분류한다. 그 가운데서도 지리적인 것과 그와 관련한 것들이 더욱 더 지속적으로 두 나라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한다.
책은 "이 두 나라의 마찰은 점차적으로 중국의 군사 전력이 성장함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임이 틀림없다"며"두 나라는 각각 제 주장만 내세우면서 자원에 대한 접근 권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법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려 든다"고 분석한다.
책은 "어쨌거나 두 나라는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그것은 군사력 증강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민족주의적 감정이나 상대방에 대한 불신 등으로 분출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중국이나 한국, 아시아 국가가 일본에 대해서 우려하는 것은 새로운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군사 능력의 사용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려 한다는 사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책은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 직면한 중요한 과제, 즉 강대국으로 부활한 중국이라는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며"중국의 부활이 국제 체제의 안정을 해치기보다는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 워싱턴과 도쿄 모두의 관심사인 건 분명하다"고 결론짓는다.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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