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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대지진 이후 생산거점 이전 가속화
입력2011-06-23 15:22:10
수정
2011.06.23 15:22:10
다수의 일본기업들이 일본 대지진 이후 생산거점을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고와 고비용 부담으로 시작된 이 같은 추세가 대지진 피해 및 원전사고에 따른 전력 부족 영향으로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23일 KOTRA가 발간한 ‘일본기업의 생산거점 이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진 후 식품, 일용품 메이커들로부터 시작된 이전 현상은 자동차, 철강, 전기 등 일본의 주요제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생산거점 전체보다는 일부만을 피해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서쪽으로 이동하는데 그쳤지만 점점 한국을 포함한 해외로 그 이전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전기전자업체들은 일부 고기능 부품의 공급 기업이 이번 지진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자 리스크 분산을 위해 부품 조달처를 다양화하고 있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완성차업체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덴소, 아이신정기 등 자동차부품 업체들도 중국, 태국 등 신흥국으로 생산설비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용 컴퓨터 칩 생산업체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미국 및 대만 수탁제조업체에 대한 위탁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액정패널을 생산하는 히타치디스플레이 역시 8월부터 대만 CMI에 위탁생산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며 니콘도 말레이시아로 생산거점을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는 20억엔을 투자해 데이터 센터를 한국으로 옮기기로 확정하고 10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관련 작업에 들어갔다. 스미토모 화학과 히타치화성 등도 중국에 공장을 신설하며 해외 이전 가속화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그 동안 고비용 구조와 엔화강세 기조 등에 따라 수익 개선을 위해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일본 내각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5년 8.1%였던 일본 제조업의 해외 현지생산 비율은 지난 해 1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2015년도에는 21.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혁 KOTRA 일본사업처장은 “지진 이후 일본기업들의 생산거점 다각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일본 내 사업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이 없는 한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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