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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경영 정착… 신인도 상승 청신호

■ 은행 상반기 영업익 사상최대가계대출 이자·카드 수수료 수입이 '일등공신' 은행권이 수년간 지속돼온 적자경영에서 벗어나 지난해 이후 사상 최대의 이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흑자경영 정착을 통한 대내외 신인도 상승은 물론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알리는 청신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지나친 수익위주의 경영으로 인해 고객들에게 수수료와 대출이자 증가 등 금융비용 부담을 안겨줘 주름살을 깊게 하는 부작용도 적지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또 가계 등 소매금융 부문의 수익기여도가 지나치게 높은 반면 기업대출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등으로 적자상태를 면하지 못하는 등 수익구조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불안감도 남아 있다. ▶ 가계대출 이자ㆍ수수료가 '일등공신' 올 상반기 결산에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무려 2조원과 1조원이 훨씬 넘는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조흥ㆍ외환 등 다른 대부분의 은행들도 적게는 전년동기보다 10% 안팎, 많게는 두배 가까이나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같은 이익증가에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한 원화대출의 대폭적인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과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 등이 효자노릇을 했다. 이 가운데 이자 부문이 전체 순이익의 30%를 웃돌며 급속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부문의 이익이 여전히 이자 부문의 이익보다는 많지만 이자 부문의 이익 증가세가 수수료 부문의 이익 증가세를 크게 앞지르기 시작했다"며 "이는 은행의 수익구조가 점차 정상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국민ㆍ신한ㆍ하나 등 하이닉스 지원에 참여하지 않았던 은행들은 하이닉스 전환사채의 출자전환과 이에 따른 매각손으로 영업이익에 다소 악영향을 미쳤다. ▶ 당기순이익도 예상보다 호전 당기순이익의 경우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상승과 하이닉스 채권의 충당금 상향 조정 등으로 인해 2ㆍ4분기 들어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증가세는 여전하다. 국민과 조흥은행 정도만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나머지 은행들은 대부분 20~30% 안팎의 순익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외환ㆍ서울 등 지난해 상대적으로 순익이 적었던 은행들은 상반기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나 급증했다. 한 대형 시중은행의 임원은 "지난해 잠재부실을 대부분 털어냈기 때문에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등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로 했던 순익을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 추세라면 은행권의 연간 총순이익은 최소 9조원에서 최대 11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은행들 너무 '돈 되는 영업'에만 치중 그러나 은행권의 이 같은 이익 증가세를 바라보는 일반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여전히 손쉬운 소매금융 확대나 수수료 인상 등 '돈 되는 영업'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여전히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업대출에서는 안전한 곳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경영 정상화의 일등공신인 가계대출의 경우 경제가 악화되면서 부실화하면 걷잡을 수 없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며 "충분한 내부유보와 함께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지속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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