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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5월 15일] 최강라인을 위한 변명

[동십자각/5월 15일] 최강라인을 위한 변명 최형욱 경제부 차장 choihuk@sed.co.kr "기획재정부로 가라고 할 때 정말 싫었다. 고집 세다는 강만수 장관과 어떻게 일하나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막상 같이 일해보니 굉장히 합리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얼마 전 재정부에 파견 나온 한 인사의 말이다. 내막이야 어찌 됐건 강 장관에 대한 사회 일반의 부정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올드보이, 강(姜)고집, 트러블 메이커…. 강 장관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강 장관에 대한 언론의 시각도 곱지 않다. 강 장관이 취임 초기 '프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다 최근 '팩트(fact) 프렌들리'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기자들에 대한 그의 불만을 짐작하게 한다. 바로 밑 최중경 재정부 차관의 별명은 '최틀러'다. 여기에는 지난 2003~2005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원화절상을 막으려다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스며 있다. 다들 부정적인 이미지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들의 성(姓)을 따서 '최강 라인'이라고 부른다. 소신이 지나치게 강한데다 입이 가볍고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는 평가도 붙는다. 일부 지적은 타당하다. 환율ㆍ금리 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보노라면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현 경제팀이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려 조급해 하면서 문제가 꼬인 측면이 크다. 하지만 최근 '최강 라인'이 동네북 신세로 전락한 대목에서 우려가 앞선다. 이들이 줄기차게 외치는 재정지출 확대나 금리인하ㆍ환율상승 등은 논쟁의 문제이지 비난의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차피 여러 경제 운용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힘든 실정이다. 정말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물가안정을 어느 정도 희생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는 방안 아닌가. "그 양반들 또 그 소리 하네"(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라는 식으로 무시해서는 해결책 마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내수둔화나 고용침체ㆍ물가불안 등의 문제에 대해 현 경제팀에서 원인을 찾고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일부 정치권의 움직임은 무책임해 보인다. 게다가 경제 운용의 또 다른 축이어야 할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타 경제부처 장관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다. 또 경제 운용을 둘러싼 혼란은 이명박 대통령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 데서 기인한 측면도 크다. 각종 난제를 떠맡긴 채 최강 라인을 지나치게 흔드는 것은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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