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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이젠 생활이다] <3> '3 · 3의 법칙'을 지켜라

최소 3년·3곳이상 장기·분산투자해야



“펀드는 최소한 3년 이상 묵혀둘 생각으로 해야 합니다. 1~2년 내에 필요한 자금이라면 상호저축은행이나 증권사의 CMA처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병남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객들에게 늘 이렇게 강조한다. 그는 6개월~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펀드로 불려볼까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시작도 하지 말라고 권한다. 최소한 3년 이상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자금만 펀드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김 연구원의 ‘3년 이상 투자론’은 펀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식투자도 최소 3년 이상을 바라보고 할 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이같이 주장하는 것은 주식이나 펀드 투자기간이 경기 사이클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기초로 한다. 김 연구원은 “펀드 투자기간은 경기 사이클과 관련이 있다”며 “경기가 하락하면서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3년 이상 투자할 경우 다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펀드 투자의 최소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김 연구원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의 한국 경제 경기순환은 평균 4년 주기였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경기순환 주기가 2년 전후로 짧아져 최소 3년은 기다려야 한 사이클을 경험한다. 투자기간과 함께 중요한 것은 언제, 얼마만큼의 자금이 필요한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 투자기간과 필요한 자금이 정해졌다면 투자가능 금액을 어느 정도까지 위험에 노출시킬지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3년 후 결혼자금으로 5,000만원이 필요한데 매월 100만원을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면 약 25%가량의 수익률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주식형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투자기간과 필요자금, 목표 수익률이 정해졌다면 투자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최소 세 군데 이상을 고려하라고 권한다. 특정 지역의 수익률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 집중 투자한 투자자와 세 지역에 분산 투자한 투자자를 예로 들어보자. A씨는 지난해 7월 한국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고 한국 펀드에 올인했다. 반면 B씨는 같은 시기 한국ㆍ중국ㆍ글로벌펀드에 6대2대2의 비율로 분산 투자했다. 지난 7월 말을 기준으로 A씨는 57.29%의 수익률을 올렸고 중국과 글로벌펀드에 분산 투자한 B씨는 55.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83.24%로 좋았지만 글로벌펀드의 수익률이 21.22%로 다소 저조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로만 보면 집중투자한 A씨의 수익률이 더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수익률은 A씨보다 낮지만 B씨처럼 분산투자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김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한국에 집중투자한 것이 더 좋게 나왔지만 결과는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다”며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분산투자를 할 필요가 없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나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시장에만 투자한 C씨와 일본ㆍ중국ㆍ글로벌 시장에 투자한 D씨의 사례를 보면 분산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C씨는 지난 1년간 23.45%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분산투자한 D씨는 34.96%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분산투자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안정성이 높아져 복리효과를 거두는 데 유리하다는 점도 분산투자가 좋은 또 다른 이유다. 복리효과란 이자가 이자를 낳는 구조로 장기간 투자할 때 수익률이 급격히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복리효과를 누리려면 수익률이 들쭉날쭉하기보다 꾸준하게 유지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최봉환 자산운용협회 전무는 “100만원으로 3년간 매년 20%의 수익을 올린 사람은 3년 후 172만원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첫 해에 60%, 이듬해 20%, 그 다음해에 -20%의 수익을 낸 사람은 153만원밖에 안 된다”며 “복리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선 펀드투자 5년이 기본 일찌감치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문화가 보편화된 선진국에서 장기투자는 투자전략의 기초 중 기초로 꼽힌다. 9조3,000억달러의 순자산 규모로 세계 펀드시장의 48%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주식형 펀드를 판매할 때 5년 미만 투자자는 아예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미국은 피델리티ㆍ뱅가드ㆍ프랭클린템플턴 등 글로벌 운용사들이 한자리에서 모든 펀드를 판매하는 개방형 판매구조(오픈 아키텍처)로 펀드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어느 운용사나 판매사를 막론하고 ‘단타투자’에 대해서는 철저히 거부 의사를 표시한다. 김정아 자산운용협회 홍보실장은 “펀드 선진국인 미국은 한국과 달리 은행직원 아닌 펀드 상담 전문가들이 별도의 창구를 마련해 이곳에서만 펀드 상담을 한다”며 “상담과정에서 투자자가 적어도 5년 이상, 평균적으로 10년 이상 가입할 의사를 가지지 않았을 경우 주식형 펀드를 아예 권유조차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5년은 기본이고 10년은 돼야 주식형 펀드에 가입시킨다는 얘기다. 영국ㆍ프랑스ㆍ아일랜드ㆍ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유럽 펀드시장은 전통적으로 장기투자에 기반을 둔 연기금 상품에 주력하다 보니 펀드에 가입하고 환매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로 인해 투자자 역시 가입 당시 본인의 투자성향과 투자목적에 따라 상품을 꼼꼼히 따져 본 후에야 상품을 선택한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3년 이상의 펀드 가입기간을 채운 경우가 극히 드물다. 심지어 시황과 단기 수익률에 의존해 펀드를 주식처럼 몇 개월 사이 사고 팔아치우는 ‘펀드 단타족’마저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초 설정돼 7년이 지난 ‘미래에셋인디펜던스 1호’의 경우 가입자(5월11일 계좌 수 기준) 중 68.42%의 투자기간이 3년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에서 4년인 투자자는 27.24%였고 그나마 4년 이상 투자한 이들은 4.3%에 그쳤다. 또 펀드가 설정될 당시 가입해 6년 이상 채운 이들은 20여명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장세의 오르내림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투자를 고집한 이들은 웬만한 주식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인디펜던스펀드의 3년 이상 수익률(5월11일 기준) 은 164.13%에 그친 반면 4년 이상은 292.02%, 5년 이상은 256.29%, 6년 이상은 565.01%까지 됐다. 다시 말해 설정 당시 펀드에 가입해 6년을 묵혔다면 가입금액의 6배에서 최대 7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불어났다는 얘기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재테크 전문 사이트 ‘딸기아빠의 재무설계’ 운영)은 “펀드의 최대 장점인 복리효과를 최대한 누리려면 가입기간을 가능한 한 늘리는 일이 필요하다”며 “장기투자의 보편화가 현재 국내 펀드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99년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해 전국민의 주식투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당시 초히트 상품은 현대증권이 내놓은 ‘바이코리아펀드’였다. 99년 3월4일 설정된 바이코리아펀드는 4개월 만에 무려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펀드는 그해 말까지 77%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 닷컴 버블이 붕괴되며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뒤늦게 합류한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입은 채 펀드에서 손을 뗐다. 지금껏 해약하지 않고 가입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결과는 ‘대박’이다.‘바이 코리아’ 펀드는 이후 2003년 현대투신이 푸르덴셜그룹에 합병되면서 ‘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 1’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펀드는 2004년 이후 수탁액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07년 8월1일 현재 3,979억원에 이르고 있다.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무려 417.29%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은 210.70%, 연평균 수익률은 22.54%다. 3년간 수익률은 155.71%, 연초 이후 수익률도 39.30%나 된다. 바이코리아펀드는 굴곡 많은 우리 증시 역사에서 장기투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투자가 정답”이라고 말한다. 최소 3년 이상 펀드에 넣으면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주가가 오를 때는 빠지면 가입하겠다고 생각하고 주가가 빠지면 당장 해약해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지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주가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투자할 경우 이익이 훨씬 커진다는 사실이 바이코리아펀드를 통해 여실히 증명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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