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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탐방] `전등기구조합'

빛(光)에 골몰하며 살아가는 단체가 있다. 떻게 하면 눈에 피로가 적고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조명기구를 만들 수 있을까하며 하루를 연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8층에 위치한 한국전등기구공업협동조합(이사장 박인복·朴仁福)은 전자식안정기와 자기식안정기·반사갓등의 조명기구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모임이다. 지난 81년 18개사로 출발한 전등기구조합은 현재 109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금호전기·신광기업등 국내 조명산업을 이끌고 있는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포함돼 있다. 2억원에 지나지 않았던 조합 자본금도 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초대 박완교(朴完敎)이사장에 이어 한국조명공업(주) 박인복대표가 지난해 9대 이사장으로 추대돼 조합을 이끌고 있다. 전등기구조합은 요즘 그 어느때보다 바쁘다. 업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명기술연구소 설립작업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정부출연금 40억원·회원사 출자금 20억원등 모두 60억원을 들여 마포구 합정동에 연구소건물을 설립했으며 휘도계 및 조도측정기·전력분석기·배광시험기등의 기자재를 들여오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 채 품질경영보다는 가격경쟁에만 매달리고 있는 현실에서 공동연구소설립을 통해 기술개발과 디자인설계능력을 배가시킨다는 생각이다. 특히 독일의 오스람코리아·미국의 GE조명이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소설립은 전등기구업계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조합의 민병철(閔丙哲)전무는 『국내 조명기술수준 낙후로 고도의 조명 설계시공사업이 대부분 외국업체에 발주돼 국내업체들의 영세성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2001년까지 기술연구소설립을 완료해 내수기반을 공고히 하는 한편 해외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한다. 조명기구산업은 원자재 가격상승과 건설경기침체로 내수기반이 50%이상 무너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건설프로젝트도 대부분 취소·유보돼 앞날이 험난하기만 하다. 해외시장을 공략하지 안고서는 생존자체마저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공동브랜드를 개발해 수출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별업체의 다양한 제품을 공동브랜드로 묶어 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시장에 홍보하는 한편 대학 등과 연계해 올해안으로 브랜드를 확정할 방침이다. 전등기구업체들은 건설경기침체와 함께 단체수의계약 폐지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96년 100억원, 지난해 200억원을 기록했던 단체수계물량은 올해 3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단체수계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조달청 발주량이 줄어듦에 따라 업체들은 판로확보에 허덕이게 될 게 뻔하다. 조합은 기술연구소 설립과 공동브랜드 개발로 수출시장개척에 진력해 단체수계 폐지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전등기구조합은 100여년전 고종(高宗)이 미국회사로부터 들여 온 전기빛을 우리것으로 대체하고 이를 해외시장에 역수출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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