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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오영교 KOTRA 사장
입력2003-01-06 00:00:00
수정
2003.01.06 00:00:00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과 북한 핵문제 등 불확실성이 있지만 수출 회복세는 당분간 지속되리라 봅니다”
오영교 KOTRA 사장은 “올해 수출은 최소한 지난해보다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대이라크 전쟁이 단기에 끝나 불확실 요인이 제거된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 여건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그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중국의 산업화 발전단계를 잘 파악하고 미리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편다면 위협요인보다는 기회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01년 4월 KOTRA 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연간 3개월가량을 해외 출장으로 보내며 `수출의 야전 사령관`역할을 하고 있는 오 사장을 만나 올해 우리의 수출 여건과 수출확대 전략에 대해 들어 봤다.
-올해 이라크 전쟁 여부와 북한 핵문제 등으로 우리의 대외 수출여건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합니다. 올해 수출을 어떻게 전망합니까.
▲적어도 지난해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이라크전쟁이 발발하더라도 3개월이상 지속되지 않고 북한 핵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지난해 수준이상의 목표 달성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세계 유명 연구기관들도 올해 세계경제가 지난해보다 높은 3.5~3.6%의 성장을 이루고 세계 교역 성장률도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6~7%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도 점차 회복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봅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IT제품의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8%정도 증가한 1,7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역별, 품목별로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시지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독립국가연합(CIS)에 대한 수출은 호조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동남아와 북미지역 수출도 비교적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 구주지역과 중남미,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장기 불황에 빠져 있는 일본지역 수출은 가장 고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산업기기 등의 IT제품의 호조세가 지속되고, 디지털 가전과 자동차도 최근 세계시장에서 인지도와 품질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중국이 제1의 투자대상국이자 제2의 수출대상국으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급상승하고있는 중국의 경제적 위상과 우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자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은 필연적이라고 봅니다. 중국과 직접 경쟁하거나 지나친 경계심을 가질 필요없이 이를 인정하고 잘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중국의 발전은 우리에게는 위협요인보다는 오히려 기회요인이 더 많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 내수시장이 커지고 고소득 소비층이 늘어나는 추세에 대응해
▲고가품 시장을 공략하고
▲ 중국의 산업화 단계에 대응해 부품소재 시장을 장악하며
▲IT산업외에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환경ㆍ에너지기술(ET)등 신산업 분야를 선점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중국으로의 제조업 이전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97년 `금융위기`에 빗댄 `산업위기`의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만.
▲한ㆍ중 수교 10년간 양국간 교역량과 대중국 투자 규모는 각각 5배와 30배 증가했습니다. 인적교류도 많아져 2001년 157만명에서 지난해 2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앞으로도 지리적 요인을 감안할 때 한ㆍ중 관계는 중ㆍ일 관계보다도 빠르게 발전할 전망입니다. 산업공동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전통산업은 공동화가 심각한 수준이며, 가전 등 조립산업도 부분적으로는 공동화가 진행중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 고용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중국의 발전 단계에 맞춰 우리 산업을 하이테크분야로 재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국도 우리를 견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적인 예가 부쩍 늘어난 각종 수입규제인데요. 앞으로 중국과의 교역 및 통상정책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중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이 우리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철강, 화학, 섬유 등 우리와 경합하고 있는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하루 속히 첨단 기술분야, 고부가가치 분야로 산업구조를 전환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 함께 통상전략 차원에서 중국과의 쌍무협정을 통해 무역분쟁을 해소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새로운 통상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기업들도 중국의 공급과잉 구조를 감안한 품목별 마케팅전략을 개발하고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중국내 법ㆍ제도의 내용을 사전에 숙지해 불필요한 통상마찰을 피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월드컵 4강신화로 국가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고들 합니다. 국가이미지 개선효과가 수출확대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까.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들어 터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으로 수출이 평균 6.6% 증가한 것이 단적이 예입니다. 캐나다에서도 상담조차 갖기 어려웠던 캐나다 2위의 자동차 부품업체가 유럽계 회장의 지시에 따라 한국산 부품 구입을 적극 추진, 현재 1,000만달러 규모의 부품수출이 성사단계에 있습니다. 월드컵으로 IT강국의 이미지가 전세계에 부각된 것도 큰 성과입니다. 하지만 아직 국가 이미지 상승이 수출상품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수출 증가로 크게 연결되고 있다고 장담하기는 이릅니다.
-국가이미지 제고를 수출로 연결하기 위해 KOTRA는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까.
▲KOTRA는 전통적인 수출진흥 정책에서 탈피, 시장세분화 전략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시장에서는 연간 5,000억달러에 이르는 정부 조달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대형유통점을 통한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고, 중동지역에서는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플랜트 건설 수주에 애쓰고 있습니다. 이 밖에 미국의 히스패닉계 시장 등 틈새시장 발굴에 주력하고 있고 한인 교포 무역상들을 활용한 수출 확대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KOTRA는 올해 국내외 전시회 참가횟수를 지난해 142회에서 159회로 늘리고 중소기업들의 지사화 사업도 1,200개사를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정리=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정부조직개편은 총선이후로 미룬다고 발표했습니다만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맞게 통상조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합니다.
▲통상조직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부처간의 벽을 허물고 통합화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세계 시장은 가격에서 품질로, 나아가 스피드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도 효율성을 바탕으로 산업ㆍ업종별 조직이 무너지고 정부부처의 세분화보다는 부처간 기능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거시정책 위주의 통상조직보다는 실물경제와 적정한 조화가 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대외 비중이 큰 우리 현실을 고려, 수출이나 무역이 힘을 받을 수 있는 조직 구성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지난해 쿠바를 정부기관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방문하셨습니다. 쿠바시장의 동향과 의미, 앞으로의 협력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쿠바는 인구 1,100만을 가진 중남미 최대 잠재시장으로 미국의 경제봉쇄 해제시 중미 카리브에서 멕시코, 파나마 다음의 최대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쿠바의 3개 통상기관들과 업무협정(MOU)을 체결했는데 이는 미수교 상태에서 민간 부문에서 교역증진과 관계개선의 물꼬를 텄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올 2월초 양국간 1차 정기협의회를 개최, 시장개척단 파견, 투자심포지움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현재도 쿠바는 한국의 간접수출액이 1억2,000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앞으로 양국간 교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담=이 종환 산업부장 jwlee@sed.co.kr
(내가 본 오영교 사장)
친화력속 공과사 구분 서릿발, 난제 직면땐 즐기며 풀어나가
조환익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밝고 경쾌하다. 부지런하면서도 주위를 괴롭히지 않는다. 누구든지 같이 일해 본 사람이나 접해본 사람이 오영교 사장에 대해 갖는 공통적 느낌이다. 국보급 친화력을 가졌음에도 공과 사에 대한 구분은 서릿발이다. 산업자원부 차관 재직시 그의 후배나 부하직원들은 오 사장을 대체로 대하기 편한 분으로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풀었다가 낭패를 당하곤 했다. 대강대강 넘어가려고 하면 어느 틈엔가 공격이 들어온다. 본인이 모든 일을 철두철미하게 챙기니까, 남들도 그래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당연한 바램이다. 바로 그런 점들이 오영교 산자부 차관, 오영교 KOTRA 사장으로의 커리어를 성공으로 이끈 원인이 아닐까 싶다.
특히 KOTRA사장으로 부임당시 얽힌 인사문제, 저하된 직원들의 사기, 취약한 재정 등 신임사장으로 해결해야 되야 할 사항들이 많아서 좀 괴롭겠다고 걱정들을 하였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날이 갈수록 표정이 밝아지고 즐겁기만 하였다는 것이다. 즉 어려운 난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낙천적인 성격이지만 그렇다고 그저 모든 것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식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강성이다. 국장 시절 장관에게 소신발언을 굽히지 않다가 결국 1년간 교육원에 유배(?)된 적도 있었다.
그는 그 이후에도 강한 소신을 굽히지 않지만 그 소신을 관철시키는 방법은 우격다짐이 아니고 설득형으로 매듭을 풀어나가는 식으로 바뀌었다. 현재의 외유내강의 리더십이 어쩌면 KOTRA를 기업에 봉사하는 기관으로 완전히 달라지게 하면서도 직원들의 저항을 잠재운 원인이 아닐까 싶다.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밤낮 없이 일에 헌신하는 자세, 집에서는 포기한 가장일지 몰라도 후배들에게는 어느 누구보다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
(발자취)
산자부차관등 관료생활 30년 `현장중심` 수출지원활동 주력
“KOTRA의 주기능은 수출과 외국인투자유치 확대에 있으며, 이를 위한 사업추진 결과는 고객만족으로 평가돼야 합니다”
오 사장은 KOTRA는 서비스 기관임을 강조한다. 그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최고의 품질이어야 하고, 서비스를 제공받은 고객은 최고의 만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오 사장의 신념은 지난해 6월 기획예산처의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서 2위, 공기업 경영자 평가 1위 등으로 현실화됐다. 지난해 12월 공기업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6위로 떨어진 것은 타공기업과의 서비스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란게 그의 설명이다. “국내 3만여개 수출업체들에게 전세계 23만개 수입업체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KOTRA의 서비스는 물적 서비스가 아닌 무형의 인적 서비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KOTRA는 올해도 월드컵 등으로 향상된 국가이미지를 수출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한 `프리미엄 코리아 2003(2월)`을 비롯, 다양한 수출마케팅 활동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001년 산업자원부 차관을 끝으로 30년 가까운 관료 생활을 접고 KOTRA에 몸담은 오 사장은 `현장중심``성과중심``능력중심`을 3대 경영방침으로 삼고 저돌적인 수출지원활동을 펼쳐 왔다. 인력을 해외 일선 무역관에 전진배치하고 세계 시장을 8대 권역으로 나눠 모든 사업이 준비에서 마무리까지 현장에서 완결되도록 했다. `꿩 잡는게 매다`는 그의 경영 철학도 실사구시의 사업 마인드를 강조하는 말이다. 연간 300여회에 달하는 해외시장 조사, 시장개척단 파견, 투자유치단 파견, 해외 전시박람회 개최 및 참가, 수출구매상담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KOTRA 직원들에게는 `능력우선의 인사`와 `성과에 따른 연봉제`로 보상하고 있다.
◇ 약 력▲ 48년 충남 보령 출생▲ 73년 고려대 상과대학 경영학과 졸업▲ 85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졸업(경영학 석사)▲ 92년 상공부 공보관(이사관)▲ 97년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국장▲ 99년 산업자원부 차관▲ 2001년 4월 KOTRA 사장(현)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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