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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니제르의 식량부족 위기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8월15일자>

영국 BBC 방송의 보도가 없었다면 아프리카 니제르의 굶주린 국민들은 기아에 허덕이는 인접국가인 말리ㆍ부르키나파소ㆍ마우리타니아 등과 마찬가지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BBC 방송은 최근 니제르에서 300만명 이상이 기아로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니제르는 지난해 가뭄에다 메뚜기 떼의 습격까지 겹치며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간 후 지난 1년간 유엔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침묵하고 있던 도움의 손길들이 니제르에 답지하고 있다. 만약 세계가 좀더 일찍 관심을 보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니제르 정부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집권했다. 서구의 지도자 및 채권단은 니제르의 시장개방 정책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마마두 탄자 니제르 대통령이 국민들의 고통 해결을 위해 자신의 정통성을 사용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4월 식량부족이 점차 확산되고 있을 때 탄자 대통령은 예산적자를 줄인다며 음ㆍ식료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인상했다. 이후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그는 세금인상 계획을 취소했다. 또 BBC와의 인터뷰에서 “니제르 국민들에게 식량이 잘 공급되고 있으며 식량부족 얘기는 더 많은 구호자금을 모으려는 구호단체들의 거짓 선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니제르의 경제 중심지인 마라디에는 구호기관에서 보낸 음식물들이 쌓여 있지만 소수의 사람에게만 접근이 허용될 뿐이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부족한 구호식량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야 센은 “역사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곳에서는 기아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아가 발생하는 근본 이유는 흉년이 아니라 잘못된 정치체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6월 미국 방문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모범적 민주주의자’라고 칭송받기도 한 탄자 대통령은 이제 국민들의 경제상태와 책임 있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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