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고 진학 위한 강남 이사 '여전'

정부가 오는 2008학년도부터 내신 위주로 대학입시 전형을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는데도 현재 중학교 3학년 자녀를 서울 강남지역 명문고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이사한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2003년 9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서울시내에서 중3학년 자녀를 둔 가정 가운데 주민등록지를 기존 거주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긴 사람은 모두 4천77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강남구 교육청 관할 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 명문 고교에 자녀를 진학시키기 위해 주소지를 바꾼 사람은 28.8%인 1천374명으로 서울시내 11개 구교육청 가운데 가장 많았다. 작년 4월 현재 강남구와 서초구의 중 3학년생이 모두 1만2천398명인 점을 감안하면 강남지역 중 3학년생 10명 가운데 1명은 다른 지역에서 이사를 온 학생인 셈이다. 올해 고교 1학년이 된 이들 학생은 내신 위주로 대학 입시전형이 바뀌는 2008년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이는 학생들이 교육여건이 우수한 특정지역에 몰리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08학년도부터 내신 위주의 대학입시 전형제를 도입키로 한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을무색케 하는 것이다. 반면 동대문구와 중랑구로 주민등록지를 바꾼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고 은평ㆍ마포ㆍ서대문구(51명)와 금천ㆍ구로ㆍ영등포구(89명), 성북ㆍ강북구(143명)도 적은수준이었다. 이처럼 강남지역에 이사를 간 사람들이 집중돼 있는 것은 이른바 명문 고교들이몰려있는 데다 학원가가 형성돼 있는 등 교육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 3학년 자녀를 강남구나 서초구로 위장 전입했다 적발된 사람은 50명이나 됐다. 이는 강서구와 양천구(강서교육청)의 51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 '강남 러시 현상'은 올해 고교 신입생의 전학 신청 결과에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내 고교 신입생 전학 신청자 가운데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학교군에 배정된 학생 비율은 21.2%로 작년의 20.0%에 비해 높아졌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강남지역 중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이사를 했거나 위장전입을 한 학부모도 1만1천83명에 이르렀다. 이 중 위장전입으로 밝혀진 사람은 2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부동산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교육여건이 좋은 강남지역으로 몰리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