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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심판역할 머물러야지 선수로 직접 뛰려해선 안돼"

■ 이민화 KAIST교수 서울경제 인터뷰

기업소득환류세제에 쓴소리


"미국에서는 정부가 선수로 뛰는 경우는 없습니다. 선수는 기업인데 정부가 직접 선수로 뛰면서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여서는 부작용만 나옵니다. 정부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정하고 룰을 어겼을 때 심판하는 역할만 해야 합니다."

이민화(사진) KAIST 초빙교수 겸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처럼 기업 경영활동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기업가정신 발휘를 어렵게 하는 정부 정책에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특히 "돈이 된다고 하면 어느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겠느냐"며 "돈을 쌓아놓는 것보다 투자하는 게 낫다고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 1985년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창업한 벤처1세대로 벤처기업협회장과 이명박 정부 시절 기업호민관을 지냈다. 메디슨은 삼성에 인수됐다.

이 교수는 이어 "국내 기업들이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의 개방적 혁신이 중요하며 혁신을 거래하는 인수합병(M&A)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경우 창조적 아이디어가 사업화된 혁신기업을 인수합병(M&A)해 혁신을 외부에서 사오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 같은 혁신거래시장이 없다"며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대기업·벤처기업 간 혁신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혁신거래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에 새로운 혈액을 공급하고 중소·벤처투자 생태계가 활성화돼 산업의 역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벤처기업 M&A 활성화를 저해하는 법·제도 때문에 한계가 많다는 게 이 교수의 판단이다.

이 교수는 "대기업 내에서 수많은 새끼 기업이 태어나고 이들 신생 벤처기업이 성장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때 다시 M&A로 경쟁력을 높이는 등 스핀아웃(spin-out)과 M&A가 활성화돼야 국부가 창출되고 고용도 늘어난다"며 "이러한 혁신시장을 만들고 육성하는 것이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기업가정신과 관련해 "미국은 3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이 설립된 지 20년이 안 된 기업인데 우리는 네이버밖에 없다"며 "산업의 역동성을 키우고 비전과 상상력, 수평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내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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