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자동차 밀어내기와 연초 설 이동 효과 등으로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경제지표 탓에 정부기관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살아난 투자가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지 불과 이틀 뒤 기획재정부가 생산이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이 와중에 3월 백화점·대형마트 매출액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경기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소비심리가 더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재부는 1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를 통해 "주요 실물지표들이 월별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고용증가세가 확대되고 일시적으로 주춤했던 산업생산이 반등하는 등 (우리 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 6일 KDI는 4월 경제동향을 발표하면서 "투자 관련 지표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생산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처럼 같은 정부기관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1·2월의 지표가 여러 특이요인 탓에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광공업 생산지표가 좋은 예다. 1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8%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가 증가했다. 반면 2월에는 전월 대비 2.6%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7% 줄었다. 이렇다 보니 기재부와 KDI의 해석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유가하락·금리인하 등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늘리고 기업수익을 개선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에 여건이 좋아진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비 관련 지표의 속보치인 백화점·대형마트 매출액이 3월 들어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투자지표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게 생산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요가 먼저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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