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챔피언십 최종] 최경주 “다음엔 우승컵”

최경주(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가 시즌 두번째 `톱10`에 입상하며 상승세로 돌아설 전기를 마련했다.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럴리조트골프장 블루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 PGA투어 포드챔피언십 4라운드. 최경주는 버디 5,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5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9일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 공동4위 이후 한달 만에 이뤄낸 올 들어 두번째 10위 이내 입상이다.

비록 우승경쟁에서는 밀려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퍼팅 감각을 회복한 것은 이번 대회에서 거둔 최대 수확. 그 동안 퍼팅에 발목이 잡혀 최근 3개 대회에서 공동25위, 공동65위, 그리고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1회전 탈락 등으로 부진했던 최경주는 나흘 내내 흔들림 없는 퍼팅 감각을 보이며 침체에서 벗어났음을 알렸다. 이번 대회 4라운드 동안 홀당 평균 1.615개의 퍼트로 출전 선수 중 4위에 랭크된 그는 “오일을 바른 것처럼 쏙쏙 잘 들어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선두에 2타 뒤진 공동4위로 경기에 들어간 최경주는 아이언 샷이 다소 흔들려 7개 홀에서 그린을 놓치면서 한때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 15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잇달아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뒷심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우승컵은 지옥의 `몬스터홀(18번홀)`에서 `이글 쇼`를 펼친 크레이그 패리(호주)에게 돌아갔다. 이날 4타를 줄인 패리는 5언더파 67타를 친 스콧 버플랭크(미국)에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동타를 허용했으나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 첫 홀에서 두번째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가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176야드를 남기고 때린 6번 아이언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왼쪽으로 살짝 굴러 컵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 그는 나흘 내내 보기 없이 파로 막으며 이 홀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02년 NEC인비테이셔널 연장전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투어 10년만에 첫 우승을 따냈던 패리는 이로써 2년만에 1승을 보탰다. 그는 “마지막 이글 샷은 5번 아이언으로 치려다 캐디인 동생 글렌의 조언에 따라 6번으로 바꿨다”며 “대회 첫날엔 늦잠을 잤는데 경기 시작 14분 전에 깨워줘 출전할 수 있었다”고 동생에게 공을 돌렸다.

한편 최경주는 다음주 혼다클래식을 건너뛴 뒤 오는 19일 개막하는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