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1,450원에 다가서면서 이 같은 원화 약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448원으로 마감하면서 10년7개월 만의 최고치였던 지난 10월28일의 1,467원80전에 육박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1,250원대로 급락했던 환율이 또다시 튀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16원 오른 1,425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물 유입으로 1,413원까지 떨어졌다가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자 1,430원대로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잠시 1,420원대로 밀렸지만 장 후반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1,45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원ㆍ엔 환율의 경우 이날 오후3시 현재 전날보다 42원73전 급등한 100엔당 1,497원11전을 기록했다. 이 같은 환율 상승은 글로벌 경기 후퇴 우려가 증폭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이 5만명을 추가 감원하고 뉴욕 지역 제조업의 경기지표가 둔화되면서 전날 뉴욕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일본이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분석 등도 위험자산 기피 심리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NDF 환율은 1,420선에서 상승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떠나고 있는 것이 주가와 원화 약세 요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2,1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투신권의 매수세 등으로 환율이 상승했다”며 “장 막판 주가가 낙폭을 확대한데다 당국의 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손절매수가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ㆍ실물경제 우려가 이어져 환율도 당분간 상승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김두현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차장은 “하루 외환거래량이 25억~30억달러로 연초 대비 25~30% 수준으로 줄다 보니 조그마한 악재만 나와도 환율이 오르고 있다”며 “큰 변수가 없는 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하지만 “현재의 환율 수준이 너무 높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고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커 환율이 급등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10월과 달리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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