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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한명만 기표하세요"

5월 31일 지방선거일<br>정당 복수공천 많아…2명이상 찍으면 무효표 처리

5ㆍ3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0일 김모(72) 할아버지는 투표소에 갈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투표절차가 복잡하다는 얘기에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혼자서는 투표하기가 어려울 것 같고 아들이 같이 간다면 아들에게 물어보고 투표할 생각”이라며 “하지만 아들이 투표하러 갈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5ㆍ31 지방선거를 맞아 아직 상당수 유권자들이 바뀐 투표절차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투표 당일 혼란이 예상된다. 또 복잡한 투표절차 때문에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가 늘면서 가뜩이나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표율이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지난 2002년 선거 때의 48.9%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한 정당이 복수의 후보를 낼 수 있는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유권자가 1명 이상을 기표해 ‘사표’가 대량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너무 많은데다 투표절차가 복잡해졌다며 불만이다. 박모(67) 할머니는 “솔직히 어떻게 투표해야 하는지를 전혀 모르겠다”며 “그래도 투표장에 가면 누군가 가르쳐주겠지”라고 말했다. 젊은 층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미정(30ㆍ여)씨는 “선거가 다가왔지만 복잡한 투표절차 때문에 선거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떨어지는 실정”이라며 “집으로 온 후보자 공보물에도 빠진 후보가 많아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당에서 ‘가’ ‘나’ ‘다’ 등 여러 후보가 나온 기초의원 후보자들은 무효표 발생 가능성으로 비상이 걸렸다. 종로구 구의원에 출마한 한나라당 A후보 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특정 정당을 선호하는 지지자들이 같은 당 후보를 모두 찍어 무효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 태산”이라며 “유권자들에게 꼭 한명만 찍으라고 신신당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유권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당의 ‘가’ 후보가 ‘나’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해 보인다는 점도 기초의원 후보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표 우려가 높은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투표소 입구에 ‘한 사람만 찍으세요’라는 개도문구를 붙이고 기표소 안에도 안내 스티커를 붙일 계획이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투표절차가 복잡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간단하다”면서 “선거 2~3일 전부터 언론매체를 통해 투표절차 및 유의사항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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