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을 필두로 국내 주요 기업이 이번주 안에 2ㆍ4분기 성적표를 내놓는 '어닝 위크(earning week)'에 돌입했다. 그동안 실적 기대감이 줄면서 이미 시장의 눈높이가 하향 조정돼 증시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LG화학은 2ㆍ4분기 매출액 5조9,172억원, 영억이익 5,015억원, 순이익 4,0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매출 5조8,929억원, 영업이익 4,884억원에서 소폭 웃돈 수치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0.5% 증가했다. 이는 석유화학 업계의 지속적인 경기부진을 감안할 때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힘입은 눈에 띄는 성장세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주가 역시 전날보다 2.23% 오른 27만5,500원에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실적 증가세가 3ㆍ4분기에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의 고른 실적개선과 전지부문의 적자규모 축소로 분기실적이 증가했다"며 "하반기에는 전지 부문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 이후 애플 아이폰의 후속 모델에 채용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소형전지의 실적 증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전기차와 ESS 배터리 등의 신규 주문 증가로 중대형 전지도 하반기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또 24일에는 LG전자와 LG이노텍 등 정보기술(IT) 계열사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LG전자의 2ㆍ4분기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액 15조1,269억원, 영업이익 4,626억원, LG이노텍은 매출액 1조5,827억원, 영업이익 328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는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3ㆍ4분기 이후부터 실적 성장세가 이어져 2ㆍ4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천영환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2ㆍ4분기 실적은 휴대폰사업부의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시장 컨센서스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반기에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흥행 가능성이 높아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룹 내 비IT 부문의 2ㆍ4분기 실적 역시 시장 전망치보다 소폭 밑돌거나 비슷한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ㆍ4분기 매출액은 1조999억원, 영업이익 1,185억원, LG생활과학은 매출액 1,052억원, 영업이익 28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한편 오는 25일 SK하이닉스ㆍ현대차ㆍ포스코, 26일에는 삼성전자ㆍ기아차ㆍ호텔신라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미 시장에서의 실적 기대감은 지속적으로 낮아진 상황으로 실적 발표에 따른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만 놓고 보면 IT 업종과 자동차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과 정유 등은 실적이 둔화되는 추세에 있다"며 "하지만 시장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되면서 눈높이는 많이 낮아져 있어 시장전망치대로만 나와준다면 주가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엔저현상 완화, 미국의 양적완화 움직임 둔화, 국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국내외 리스크가 완화 국면에 있고 실적 시즌에 별다른 어닝 쇼크가 없는 한 하반기 국내 증시는 상승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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