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불황 몸살'

넘치는 인력공급속 비수기 겹쳐변호사 공급과잉으로 '불황몸살'을 앓고 있는 변호사업계가 계절적인 비수기로 인해 때아닌 여름한파를 겪고 있다. 상당수의 변호사들이 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입으로 사무실 운영도 어려워지자 가지고 있던 수입차를 처분하는가 하면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불황을 틈타 법조 브로커들이 활개치고, 과당경쟁으로 인한 소송 수임료 덤핑 현상도 심화돼 업계의 사정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변리사ㆍ회계사 등의 업무 겸직과 전문분야 개척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 만드는 변호사들

서울 서초동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변호사 A씨는 "지난 해에는 한달 평균 70여건의 사건을 수임했으나 올해 들어 사건 수임이 절반이상 줄었다"며 "이러한 불황이 비수기 시작인 7월 들어서 더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남에 사무실이 있는 변호사 B씨는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사건 수임이 급격히 감소해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경우 누적 적자로 인해 사무실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며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간신히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주변 변호사들 중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는 이가 상당수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외제 승용차를 타던 C변호사는 "최근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국내 중형 승용차로 바꿨다"며 "그러나 일부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와 스타급 변호사들은 불황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아 변호사 업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박찬운 변호사는 "이러한 불황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법률시장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법률시장의 구조에서 발생하는 장기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커들 활개, 수임료 덤핑 가속

이러한 불황을 틈타 법률 브로커(이른바 외근 사무장)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변호사 사무실이 선택한 방법은 전문 법률 브로커를 고용해 사건을 수임하는 것.

변호사 A씨는 "법률 브로커들은 사건 수임이 어려워진 현 상황을 이용, 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사건을 중개하게 됐다"며 "수임료의 3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았던 브로커들이 현재는 40% 이상의 수수료를 챙기고, 일부에서는 50~60%를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임료 덤핑' 현상도 법률 서비스의 질적인 저하를 불러 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돌파구 찾기 안간힘

변호사 1,000명 시대를 맞아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능력' 있는 변호사들은 변리사ㆍ회계사 등의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젊은 변호사들은 의학ㆍ연예ㆍ부동산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살려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박 변호사는 "이미 법률 시장이 포화된 만큼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 다각도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