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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경제] 또 정치갈등 먹구름

단기자금이 국경을 빠른 속도로 넘나드는 글로벌 금융시대에 정치 갈등이 경제 불안을 초래한다는 공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연초 브라질 레알화 절하로 살얼음판을 걷던 라틴 아메리카 경제권이 12일 아르헨티나 집권당의 내홍(內訌)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발단은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아르헨티나 집권 페론당의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는 에두아르도 두알데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의 발언이다. 그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채권은행들이 외채 상환을 1년간 연장하도록 요한 바오르 교황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외채는 1,000억 달러에 이른다. 일시적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를 의미하는 두알데 지사의 발언이 전해지자, 국내외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 주식과 채권을 일제히 대량 투매했다. 이에 따라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전날보다 43.07 포인트(8.66%) 폭락, 453.86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위기 이후 최대의 폭락이다. 뉴욕 채권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중남미 채권을 대량 매각하고, 안전한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 이 바람에 아르헨티나 국채는 1주일 사이에 245BP(2.45%) 폭락한 반면, 미 재무부채권(TB) 30년물은 이날 하룻만에 11BP(0.11%) 폭등했다. 유력한 차기대통령 후보의 인기발언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카를로스 메넴 현 대통령은 『일부 대선후보가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외채든 국내부채든 반드시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집권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직감했고, 다른 루머들이 확산됐다. 빚더미에 앉은 국영연금회사(PAMI)를 구제하는 문제로 내각이 분열됐다는 루머에 급기야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소문이 번져나가면서 아르헨티나의 파동은 이웃 중남미 국가로 전달됐다. 이에 따라 멕시코의 볼사 지수,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가 2% 이상 내려앉았다. 브라질 레알화는 2% 하락했고, 멕시코 페소화는 무려 8.7%나 폭락했다. 뉴욕 월가의 주요 투자회사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교란으로 그칠 것으로 판단하지만, 오는 10월 선거 때까지 중남미 주식과 채권을 사지 말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브라질 경제위기가 지난해말 대선을 전후로 악화된 점을 감안할 때 아르헨티나의 외채 위기도 시한폭탄처럼 잠복하고 있다는 것이 월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편 브라질의 페르디난도 카르도수 대통령은 조만간 대폭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그가 공동 여당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긴축재정의 원칙을 추진할 수 없게 돼 국제금융사회의 또다른 불안 요인이 될 전망이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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