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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PC업체 짝짓기바람/대우세진이어 현대일 아도전자 법인추진
입력1997-03-21 00:00:00
수정
1997.03.21 00:00:00
김기성 기자
◎LGIBM 합작이후 제조유통 결합 잇따라「삼성·삼보·LG·대우·현대」에서 「삼성·삼보·LGIBM·대우세진·현대아도전자」로. 국내 대형 PC업계의 틀이 새롭게 짜여지고 있다. LG전자와 IBM이 지난해말 PC 합작사인 LGIBM PC사를 세운 뒤 대형 PC업체를 중심으로 「짝짓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서도 대우통신이 국내 최대의 PC 양판점인 세진컴퓨터랜드에 친정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현대전자도 일본의 아도전자공업과 손을 잡고 PC 양판점사업에 뛰어들 채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무엇보다 국내 PC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유통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산업의 도입기 또는 성장기에선 업체의 제조 능력이 시장 점유율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였지만 성숙기에 접어들면 판매와 마케팅 능력이 이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전략적 제휴를 맺은 업체들은 경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제조와 유통의 결합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LGIBM의 경우 국내 진출한 뒤 유통망 확충에 골머리를 앓던 IBM은 LG전자의 전국적인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는 한편 LG전자는 IBM의 세계적인 인지도와 제품 기술력을 얻을 수 있다는 서로의 니즈(Needs)가 맞아 떨어진 사례다.
지난해 세진컴퓨터랜드의 최대 주주로 등장한 대우통신도 그동안 끊임없이 경영 마찰을 빚어온 세진의 한상수 전사장을 지난달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세진을 완전 장악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같은 대우의 움직임은 양판점의 특성상 자사의 제품만으로 유통망을 운영할 수는 없지만 유통이 지배할 미래의 PC시장을 대비한다는 차원인 셈이다.
이와 함께 현대전자도 경쟁업체에 비해 절대적으로 취약한 유통망을 단기간내 효과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일본 양판점 업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아도전자공업과 손을 잡고 양판점 형태의 국내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3년동안 국내 PC시장을 주도해 온 삼성의 질주를 더이상 방관할 경우 결국 PC시장에서 도태할 수 밖에 없다는 이들 업체의 위기감도 이런 현상의 다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전·반도체 등 다른 산업과는 달리 PC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기업과 외국업체들의 새로운 반격인 셈이다.
세계 최대의 PC업체이면서도 국내 시장에선 맥을 못추고 있는 컴팩이 최근 삼보와의 전략적 제휴를 타진한 것도 이를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대형 PC업체들이 PC 시장 공략을 본격화함으로써 국내 PC시장은 대형업체 중심의 재편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올들어 발생한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부도로 조립 PC시장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이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체들의 손잡기는 외국 PC업체들이 난공불락으로 여기던 국내 PC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터전을 마련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일각의 시각이기도 하다.
PC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합작한 외국업체의 입지가 갈수록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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