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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초연금만이 해법은 아니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 모두에게 매월 약 20만원의 연금을 주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은 애초부터 많은 논란이 예상됐다.

무엇보다 공약실현을 위한 재원이 문제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기초연금을 도입할 경우 당장 내년에만 올해보다 8조원 많은 13조원의 예산이 요구된다. 노인인구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기에 오는 2017년에는 필요예산이 17조원으로 껑충 뛴다. 서울시 1년 예산이 20조원이 조금 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이렇게 비용 부담이 크고 노령화 추세도 빨라지는 상황에서 세금을 더 걷지 않고 국고 부담으로 실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연스레 증세나 특별세 신설, 국민연금기금 활용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결국 본질적으로는 노령층 부양 부담을 현재의 청ㆍ장년층이나 미래세대에게 지운다는 것이다.

형평성도 문제다.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 아래서도 고급아파트인 '타워팰리스'에 사는 노인이 연금을 받는 문제가 종종 불거지곤 했다.

지난 2011년 말 현재 15세에서 34세의 청년 빈곤율(중위소득의 50% 이하 비중)은 9.1%고 또 직업이 있는데도 가난에 허덕이는 청년도 4.6% 나 된다. 이런 청년층에서 "왜 내가 일해 낸 세금으로 부자 노인에게 연금을 드리냐"며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제대로 추진도 하지 않은 공약을 두고 대안 없는 비판을 한다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령층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 기초연금 도입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박 당선인이 주목했으면 한다.

이를 테면 철저한 소득ㆍ재산 조사를 통해 실제 빈곤에 허덕이는 노인들을 찾은 후 이들에게 재원을 집중 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현금 대신 다양한 사회ㆍ의료서비스나 겨울철 난방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등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이 '반드시 기초연금 도입 약속을 지키겠다'는 식으로 시야를 좁히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약속을 지키겠다는 당선인의 굳은 의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고맙지만 약속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이다. 당선인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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