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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권력형 둥근얼굴

시민운동단체들이 공천부적격자의 낙선운동을 불사할 방침을 세워 총선의 풍파가 거세지고 있다. 정권이 몇바퀴를 돌아도 여전히 권력자로 살아남아 있는 면면들을 다시 쳐다보게 된다. 이들은 그렇다치고 신생 권력자들은 어떠한가.요즘 신생 권력자들을 빗댄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그들의 얼굴이 십중팔구는달처럼 둥근 얼굴(문페이스)로 변한다는 말이다. 값비싼 보약을 많이 먹고 권력형 엔돌핀이 도니 신수가 훤하게 피고 안색조차 환해진다는 풍자인 것이다. 『달덩이 처럼 훤하다』는 표현이 그럴듯하다. 동석해서 그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소리내어 웃으며 대개는 동의를 표했다. 물론 신생 권력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런 표현이 나오다니 민심을 울리는 경종이 아닌가 여겨진다. 권력과 얼굴은 관계가 깊다. 선거철이 되니 얼굴을 둘러싼 얘기는 또 있다. 방송국에서 은어처럼 쓰는 말에 「세숫대야」가 있다고 들었다. 텔레비전 화면에 가득하게 나오는 유명인의 얼굴을 그렇게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새해 들자마자 야당측은 출마가 예상된다는 방송계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텔레비전 출연문제를 쟁점화하려 했다. 한나라당은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여권후보 거론자의 방송출연 현황」이라는 자료를 내고 방송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항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명단에 이름이 오른 사람 가운데 여럿이 부인하고 항의하여 그 문제는 일단 가라앉은 듯하지만 우리는 「세숫대야」의 지명도를 이용한 권력이동을 지금도 보고 있다. 텔레비전을 통한 지명도의 획득이 자질과는 관계없이 선거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보는지 무명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람들은 실감하고 있다. 코미디프로조차 이 문제를 희화화하는 판이다. 일전에 이런 내용이 나왔다. 『개그맨 이창명이 출마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길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니 『안될 것 같아요』『이미지가 너무 코믹해요』『자기일 바빠서 지역구일을 못할 것 같아요』등 여러가지 대답이 나왔다. 정치판에서 얼굴이 잘 팔려야 득이되는 것은 분명한 모양이다. 권력을 잡으면 얼굴이 궁들게 바뀌고 피부가 확장되고 혈색이 좋아지는 것을 누가 막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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