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군인·행정·경찰공제회 등 세 곳은 지난 1년 간 국내외인프라·에너지 관련 10개 사업에 총 1,921억원을 투입했다. 세 공제회가 지난 2013년 6개 사업에 총 837억원을 투자한 데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업 종류도 다양해졌다. 군인공제회의 경우 지난 6월 국민연금·사학연금 등과 손잡고 한국 기관만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는 최초로 미국 셰일가스 운송 사업에 427억원을 투자했다.
김형윤 KB자산운용 인프라운용본부 본부장은 "비록 원유 가격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군인공제회 등이 투자한 미드스트림(파이프라인·정유시설·저장시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분야"라며 "공제회 등의 연기금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체투자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행정공제회는 제주 김녕 풍력발전소에 120억원, 강원 영월 태양광발전소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정공제회에 따르면 두 사업의 연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6~7% 수준에 달한다.
김 본부장은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대출 채권 형식을 통해 투자가 이뤄지고, 원금 상환도 분기 별로 균등 상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갖추면서 중장기적으로 시중 금리에 비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행정공제회가 229억원, 경찰공제회가 92억원을 각각 투자한 원유 시추선 사업의 경우 다른 인프라·에너지 투자에 비해 위험도(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공제회의 인프라·에너지 사업 투자 규모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공제회의 관계자는 "과거처럼 도로·철도·항만 등 고전적인 대체투자처만 고집해서는 5%의 연 평균 수익률을 거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소 6~7%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인프라·에너지 신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