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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왜 지원 거부하나
입력2000-11-15 00:00:00
수정
2000.11.15 00:00:00
임석훈 기자
MK, 왜 지원 거부하나
주주이익보호 명분 불구 MH측 의도 순순성의심
정몽구(MK)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이 완강하다.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지원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15일에도 현대자동차측은 MH측이 종합상사와 오토넷을 현대자동차에 매각하고, 계동사옥을 소그룹 계열인 현대모비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입장을 한마디로명확히 했다. "검토할 가치도 없다."
MK측의 입장은 분명하다. "형제간 화해 차원에서 MK가 MH를 못 만날 이유가 없지만 현대건설 자구와 만남은 별개의 사안이다. 현대건설 문제에 왜 자동차를 끼워넣으려 하는가."
그 이유는 계열분리에 따른 법적제안과 주주이익의 보호. 지난 9월 공식 계열분리된 만큼 타사 지원은 불법이며, 지원할 경우 사외이사는 물론 주주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가 10% 지분 참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곤란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선 두차례에 걸친 다툼에서 생긴 불편한 감정의 앙금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원요구에 앞서 공식적인 사과의 모습이 보여야 하지 않느냐는게 자동차 진영의 분위기다. 여기에는 MH측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불신도 깔려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MH측이 실무진 합의 후 회동추진이라는 일반적인 절차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언론에 회동 가능성을 흘리는 것은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형제간 정 때문에 선뜻 지원에 나섰다가 자칫 MH측의 의도에 말려들어 또다른 홍역을 치룰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MK 참모진들의 만남을 만류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한 관계자는 "MK도 현대건설 위기에 가슴 아파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화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순수한 의도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 자구안에서 MK의 지원을 가장 확실한 담보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MK라 해도 정부의 강력한 요구를 계속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 고광본 기자 kbgo@sed.co.kr입력시간 2000/11/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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