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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치않은 재경부 관리들
입력1998-10-01 17:39:00
수정
2002.10.21 23:09:30
정경부 손동영 기자
금융기관과 기업에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대고 있는 재정경제부. 그 재경부는 과거 재경원 시절에 비해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한국경제가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가 공개된 과정을 보면 재경부관리들의 사고방식이 잘 드러난다.
지난 30일 오전 11시께 세계경제전망 발표가 있다는 IMF측 예고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 재경부 실무선에 우리 정부측 대응을 물어봤다. 김우석(金宇錫)국제금융국장은 『우리도 아직 자료를 입수하지 못한 상태』라며 『실무자들이 관련 자료를 입수하는 대로 내용을 정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金국장의 발언이 있은지 겨우 3시간을 못 가 재경부 국제금융국은 IMF 경제전망의 내용을 3장짜리 요약문으로 허겁지겁 공개한 뒤 IMF와 약속사항이라며 이날 자정까지 보도자제를 요청했다.
그 짧은 시간에 분석까지 끝낸 재경부 관리들의 능력에 일견 놀랐으나 경위를 알아본즉 사정은 딴판이었다. 재경부는 이미 지난주 IMF로부터 요약본을 받아 분석작업까지 마친 상태였던 것. 재경부 실무진들은 IMF의 발표시각에 맞춰 공개하도록 약속했다고 뒤늦게 변명했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 언론사들은 IMF가 30일 상오 11시(한국시간 30일 자정)를 공개시한으로 정해 놓은 상황임을 인터넷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불현듯 지난해 11월 외환위기 직전 재경원이 『외환보유고가 200억달러를 넘는다』며 국민을 속였던 사실이 떠올랐다. 재경원 관리들은 60억∼70억달러에 불과한 외환보유고를 끝까지 숨기면서도 거리낌이 없었고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자 「국익을 위해」라는 변명으로 일관했었다.
金국장은 당시에도 같은 자리에 있던 장본인으로 「그때 그 버릇」을 변치않고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시대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거짓말을 일삼는 재경부 관리들…. 이들에게 경제위기 타개를 맡기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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