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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서 벗어나려는 화가의 흔적

허정수 '사람과 풍경'전


흔히들 화가는 화폭에 자아를 담아내는 사람이라고 한다. 내면 세계와 삶의 치열한 고민을 캔버스에 담아온 서양화가 허정수(38) 씨가 개인전 '사람과 풍경'전을 갤러리 아트포럼뉴게이트에서 열었다. 독일 표현주의의 대가인 A.R. 펭크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사사한 그는 지금까지 강렬한 색채의 어두운 그림을 그려왔지만, 이번에는 화풍이 한층 밝아졌다는 평이다. 붉은 색과 검은 색 대신 푸른색과 녹색으로 색상이 바뀌었고, 굵고 거친 붓터치 대신 세필의 정교함이 자리를 잡았다. 전시장에는 최근작 15점이 걸렸다. 뒷모습을 그린 인물화와 여행을 다녀왔던 곳의 풍경을 담은 유화에는 정교한 붓놀림이 경쾌하다. 남해 섬지역에서 새벽녁 부는 바람에 일렁이는 풀섶을 보고 그렸다는 '바람부는 풍경'은 금방이라도 바람이 일 듯 차분하면서도 고요한 광경이다. 푸른 기운이 감도는 배경에 형형색색의 셀로판테이프를 붙여 놓은 듯 한 풀밭은 새벽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나에게 그림은 오늘의 나를 표현하는 일기와 같은 것"이라며 "고독한 과거를 표출하다 보니 예전에는 그림이 어두웠고, 이번에는 그간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02)737-9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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