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랩 어카운트(Wrap Account)가 펀드의 대안 투자 상품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통상 랩 상품은 고객별로 맞춤형 운용을 해주기 때문에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높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비싼 수수료를 주더라도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면 그게 더 이익이라는 생각으로 랩 상품을 찾게 된다. 그러면 과연 랩의 수익률이 펀드보다 월등히 좋을까. 같은 자문형 랩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수익률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몇 배의 성과를 내는 랩 상품이 있는가 하면 펀드와 별 차이가 없는 상품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랩 어카운트 투자자들은 막연히 고수익 환상에 빠져 묻지마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 각 상품의 수수료, 수익률, 투자전략 등을 꼼꼼히 살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랩 어카운트(자문형 랩 포함)를 판매하고 있는 주요 8개 증권사 대표 상품들의 수수료를 비교해본 결과, 증권사들은 연 1.2%~3%대의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증권사들이 직접 운용하는 일임형 랩보다 자문형 랩의 수수료가 좀 더 높았다. 이는 펀드의 수수료와 비교했을 때 다소 높은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의 수수료 개념인 총 보수(투자자들이 지급해야 하는 선취, 후취, 운용, 판매수수료를 다 더한 보수)의 평균은 1.60%고 ETF를 포함하면 1.56%다. 전체 랩 상품의 평균 수수료가 집계되지 않아 펀드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자문형 랩 상품과 비교해보면 랩 상품의 수수료가 다소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우증권의 자문형 랩인 '수퍼매니저 랩'은 선취수수료 1.0%에 연 2.0%(평균 잔액 기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고 '엄브렐러 자문형'은 일임형과 같은 2.60% 였다. 하나대투증권의 자문형 랩인 '스타일 원(Style 1) 적극적 자산배분형(기본수수료형)'의 경우 투자금액 별로 연 2.0%~3.0%의 수수료를 받았고 동부증권의 '해피액티브밸류(Happy Active Value)'는 ▦매매수수료 0.15% ▦평가자산의 1.5% ▦성과수수료(누적수익률이 15%보다 높을 경우)로 수수료가 구분돼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베스트실렉트', 삼성증권의 '골든랩 블렌드집중형1호(케이원)' 투자자들도 각각 연 3.0%, 0.50~0.75%(분기 선취)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일임형 랩인 대신 '리더스랩'은 가입금액에 따라 1.2%~3.0%, 신한금융투자 '명품랩'은 가입 기간, 랩의 투자 성향에 따라 1.0%~2.5%, 대우증권 '마스터랩 추세형'은 2.60%의 수수료가 각각 책정돼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금융당국, 증권사들이 랩 상품의 수익률을 공개하는 데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펀드와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 그러나 간접적인 비교를 해보면 랩 상품들의 수익률이 그리 높은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이면서 설정 후 1개월 이상 경과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9월24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7.55%이고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9.62%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높은 국내주식형펀드들을 살펴보면 프랭클린템플턴 운용의 'FT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클래스C-F'는 수익률이 30.26%로 가장 높고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소형주플러스증권투자신탁 1 C1'이 26.74%,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클래스A'도 25.83%이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수익률 30위 수준인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투자신탁 C/E'도 18.73%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주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일부 자문형 랩의 경우에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100%가 넘는 곳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일부 증권사들이 대략적으로 밝힌 수익률을 살펴보면 연초 이후 지난 달 16일까지 수익률이 40% 중반 대를 기록 중인 대형 A증권사의 랩 상품도 있고 대표 자문형 랩 상품이 40%대의 수익률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B증권사도 있다. 그러나 많은 랩 상품들은 코스피지수 대비 '소폭의 초과 수익'을 얻는데 그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대형 C증권사의 대표상품은 12%대의 수익률로 코스피지수 대비 5%포인트 초과 수익에 그치고 있고 9개 자문형 랩을 지난 1월에 출시한 D증권사 랩 상품 9개의 평균 누적수익률도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의 자문형 랩 상품들은 연 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펀드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고, 자문형 랩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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