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동십자각/10월 28일] 大·中企 상생과 중소기업부 승격

솔직히 얘기하자면 지난 여름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던 '공정사회론'이 이렇게 오래갈지 몰랐다. 공정사회라는 표현이 과거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상투적인 표어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은데다 그간 개발지상주의에 눈감아왔던 대한민국의 치부를 도려내는 일이 가진 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공정사회론은 어느새 이명박 정부의 집권 하반기 철학처럼 굳어지는 모양새고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양 행정부처 전체가 한 마음으로 공정사회 만들기 프로젝트에 몰입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과감히 꺼내들고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애쓰는 보모습에서는 진정성도 느껴진다. 현 정부를 '부자들을 위한 정부'로 '오해'했던 국민들도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약자인 중소기업도 갈채를 보내고 있다. 공정사회론에 힘입어 대중기 동반성장론이 강도높게 진행되면서 그동안 대기업의 하청업체로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중기업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이들은 관행으로 굳어왔던 잘못된 주종(主從) 관계를 바로잡는 일이 한국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첩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얼마 전 만난 모 중소기업의 임원은 "우리의 아픈 곳을 정부가 잘 어루만져주고 있는데다 언론이나 국민 모두가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소기업들이 이번 상생론에 마냥 웃고 있지만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강하게 압박하니까 대기업이 지금은 바짝 엎드려 있지만 관심권에서 멀어진다면 대기업은 언제든지 중기 쥐어짜기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ㆍ중기 동반성장론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중기인의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부 승격 논란을 듣노라면 그들의 우려를 한 귀로 흘려보내기 어렵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선 때만 되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시키겠다는 공약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권이 들어서면 작은정부 지향 등 이런저런 이유로 부 승격 공약은 없던 일이 돼 버리더군요." 하지만 이번 사안은 과거 일처럼 되풀이하기에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너무나도 중차대한 일이다. 정부는 모처럼 신명나게 일하는 중기인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대ㆍ중기 동반성장 대책을 지속적이고도 꼼꼼히 추진해야 한다. 이 참에 중소기업부 승격도 적극 고려해보길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