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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소급 적용] "지갑 털린 직장인 지갑 닫을라"… 세 쇼크에 떠는 유통·외식업계

신학기·설 특수 앞두고 매출 차질 빚을까 긴장

6년차 초등학교 교사인 장모(29)씨는 연말정산을 준비하면서 수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장씨는 "올해는 70만원이나 토해내게 생겼다"며 "2월 월급에서 추가 세금이 징수되고 나면 실수령액이 16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가올 설 명절에 부모님께 드릴 용돈조차 넉넉하지 않을 것 같다"며 "결혼 전 예비신부와 짧게 다녀오려고 했던 여행 계획도 접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46) 팀장도 "설을 보낼 생각을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박씨는 "설 선물비용을 어떻게 줄일지 아내랑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며 "불경기에 보너스는 줄고 돈 나갈 곳만 늘어 20년간 피우던 담배도 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말정산 환급금이 크게 줄거나 오히려 100만원 안팎의 세금을 내야 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대다수 직장인들이 '세금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초부터 담뱃값 인상 등 서민경제를 옥죄는 악재로 소비의욕이 한풀 꺾여 있는데다 연말정산 세금폭탄까지 터지면서 당장 다음달 생활비가 구멍 나는 가구들은 긴축재정에 나선 모습이다.

직장인들이 지갑을 닫을 준비를 하면서 유통업계와 외식업계 등에는 비상이 걸렸다. 주요 백화점들은 부진했던 신년 세일을 설 명절에 만회하겠다고 벼르는 상황에서 연말정산발 쇼크로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 태산이다.

세일 기간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기존 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겨우 0.5% 늘어났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1.4%,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신년 세일에서 롯데가 7.2%, 현대와 신세계가 각각 6.1%, 3.8% 신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이마트 역시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났을 뿐이다. 특히 가공식품은 10.6%나 급감했고 생활용품과 패션상품도 각각 3.1%, 6.8% 감소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정산 세금폭탄의 후유증으로 2∼3월 설 연휴와 신학기 특수가 실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사내 부서별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식·식품업계는 각종 할인혜택을 내걸거나 1만∼3만원대 중·저가형 설 선물 세트를 대거 출시하는 등 소비촉진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가라앉은 소비심리가 돌아설지는 미지수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말정산 부담이 소비심리에 작용할 경우 설 연휴 특수 역시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어 1·4분기 유통업체 실적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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