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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장보고시대] 동북아의 가교 카페리

경제위기이후 한국과 중국을 잇는 국제여객선에는 보따리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 보따리상들은 남대문이나 동대문에서 구입한 의류, 가죽제품을 약 40kg 단위로 2~3 꾸러미씩 가지고 배에 오른다. 중국에서는 한국제품이라면 고급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잘만 팔면 월급쟁이 수입의 몇곱절을 남길 수도 있다. IMF이전에는 화교들이 보따리상의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실직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인 보따리상들의 수가 부쩍늘었다. 인천을 출발해 중국으로 향하는 5개 노선 국제여객선의 승객의 70~80%는 보따리 상인이다. 여객선사에서도 관광객이 사라져 버린 요즘 최대고객으로 등장한 보따리상인들을 잡기위해 요금을 할인해주고 중국현지세관들을 통해 물품통관의 「편리」를 봐주는 등 각종 서비스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다. 시간에서 항공기와 도저히 경쟁이 되지않는 국제여객선들이 여객과 대량화물을 항공기에 비해 훨씬 싼 값으로 동시에 수송할 수 있다는 강점을 앞세워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동북아시아 3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현재 한국과 중국간에는 현재 인천-웨이하이(威海), 인천-칭따오(靑島), 인천-텐진(天津) 인천-따렌(大連), 부산-옌타이(煙臺), 군산-옌타이, 인천-딴뚱(丹東), 상하이(上海)-제주-인천 등 8개항로에 7척의 여객선이 운항중이다. 한중국제여객항로의 효시는 양국수교보다도 2년앞서 지난 90년9월 개설된 인천-웨이하이 항로. 80년대 후반부터 양국간 경제적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직항노선 개설이 필요성을 인식한 양국은 민간차원의 한중합작회사인 위동항운유한공사를 50대 50의 비율로 설립하고 이노선에 1만6,000톤급 골든브릿지호를 투입, 주3회 운항을 시작했다. 골든 브릿지호는 지난 93년 뉴골든 브릿지호로 대체됐다. 이 항로의 개설로 양국의 교류는 가속화해 웨이하이시에는 한국의 현지투자공장들이 속속 설립되고 호텔, 한국의류상가 등이 들어서 현대적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최근 한국의 경제위기로 중국내에서 가장 타격을 받은 곳도 웨이하이시이다. 인천-웨이하이간 국제여객노선의 성공에 힘입어 인천,부산, 군산 등지에서 중국을 잇는 국제여객노선이 속속 개설됐으며 이 노선들은 중국내 임가공 공장들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수송루트로 이용돼 한국인들의 중국내 투자의 기폭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들어서도 인천과 북한의 신의주를 마주보는 딴뚱(주2회), 상하이와 제주-인천(주1회)을 연결하는 국제여객선항로가 개설됐다. 지난 7월 한중합작 단동국제항운유한공사(대표 이상조·李相調)가 설립되면서 열린 딴뚱항로의 경우 북한의 신의주와 인접한 탓에 추석 무렵에는 고향을 먼발치에서나마 보려는 실향민들이 매항차마다 200~300명씩 이배를 탔다. 8월에 개설된 상하이-제주-인천(상해인천도륜유한공사·대표 이종희·李宗熙) 항로의 경우 중국민들의 여행수요를 촉발할 것으로 보여 제주도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기대되고 있다. 한중 국제여객항로를 이용하는 승객은 지난 90년 3만500명에서 지난해 25만9,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IMF의 영향으로 관광객 수요가 사라져 올 7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비해 15% 감소한 12만5,000여명이 이용했다. 위동항운의 박상규 기획부장은 『전체 이용객의 70%이상이 보따리상인들로 한번에 1인당 평균 100kg 정도의 의류, 생필품 등을 중국으로 실어나른다』며 『무역수지에는 잡히지 않지만 보따리무역을 통한 수출도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 국제여객항로를 운항하는 위동항운, 진천국제객화항운 등 6개 여객선사는 모두 한중합작기업으로 경영진도 한국인 사장-중국인 부사장 등 역할을 나눠 맡고 있다. 한국과 일본사이에는 현재 부산-시모노세키(下關)와 부산-하카다(博多)간 2개 카페리 항로가 개설돼 있다. 부산- 시모노세키 항로는 한·일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지난 70년 6월19일 최초의 카페리선인 일본 선적 관부(關釜)페리호(3,800톤급)가 주 3항차로 첫 취항했으며 지난 83년 4월27일 한국 선적 부관(釜關)페리호(6,000톤)가 취항했다. 부산-하카다 항로는 지난 90년 개설돼 1만5,000톤급 카멜리아호(일본선적)가 운항중이다. 부산-하카다간 항로에는 비틀2호(일본 후쿠오카여객철도 운영), 제비(한국고속해운 운영) 등 2척의 쾌속선이 투입돼, 매일 왕복운항하고 있다. 쾌속선은 45노트(시속 83km)를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부산-하카다를 2시간 55분만에 주파한다. 한일간 국제여객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70년대 이후 80년대 중반까지 매년 4~5만여명선으로 이중 60~70%가 고국을 찾는 재일교포들이었다. 80년대 후반 해외여행자유화와 88올림픽 등으로 관광객들이 크게 늘면서 여객수도 90년 연간 22만7,000명, 94년 23만4,000명, 97년 30만5,000여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 1~7월까지 13만8,000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다. 한일 노선의 승객은 카페리의 경우 중국노선과 마찬가지로 보따리상들이 최대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부산, 경주를 찾는 일본 중고등학생 수학여행단 도 주요고객. 방학 때는 배낭여행객들이 몰려 승객의 50%이상이 학생들로 채워지기도 한다. 화물수송량은 70년대초 연평균 9만여톤에 불과했으나 80년대초반 30여만여톤, 80년대 후반 84만여톤, 그리고 지난해에는 120여만톤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중, 한·일 국제여객선사들의 올해 경영전망은 경제위기로 인한 한국인 승객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는데다 선사들의 수입의 2/3 정도를 차지하는 화물수송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있어 올해 경영전망은 밝지 않다. 그러나 국제여객선의 경우 항공기가 대신할 수 없는 싼 값에 대량수송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의 경제가 회복될 2~3년후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이학인 기자】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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