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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KEB하나은행 '화학적 융합' 100일의 승부

하나금융 직원 2만명 12일 잠실경기장서 대규모 이벤트

신한-조흥 합병이후 10년만의 금융권 실험

"하나의 진심 어린 외환 껴안기에 성패 달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왼쪽 세번째),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두번째)이 지난 1일 KEB하나은행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통합은행 제막식에서 김근용(〃첫번째)·김창근 노조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지속적인 감성통합 노력·중장기 전략 제시해야"



하나금융그룹이 오는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그룹 직원 2만여명이 참석하는 '한마음 행사'를 개최한다. 하나와 외환은행이 통합해 KEB하나은행이 출범한 것을 계기로 그룹 전체의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 위한 대규모 이벤트다. 이에 앞서 KEB하나은행 임원 및 부점장급 1,300여명은 4일부터 1박2일간 강원도 원주에서 '통합은행 출범 리더 워크샵'을 실시한다. 함영주 신임 KEB하나은행장은 "화학적 결합의 성공은 초반 3개월 안에 달렸다"며 앞으로 100일 안에 감성통합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하나와 외환 간 합병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지난 2006년 신한과 조흥의 합병 이후 약 10년 만에 이뤄진 새로운 실험이다.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의 합병 과정이 정부 주도였던 데 반해 신한이나 KEB하나은행은 철저히 민간 주도의 합병이라는 점에서 경영자들에게 고도의 노력을 요구한다. 함 행장이 말한 것처럼 초반에 감성통합의 틀을 닦아놓지 않으면 국민과 주택은행 간 합병 이후 불거졌던 '채널 갈등' 같은 부작용을 KEB하나은행이 답습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계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신한과 조흥의 앞선 합병 사례에서 △지속적이고 다양한 감성통합 노력 △피인수은행 출신에 대한 배려 △새로운 은행으로서 중장기 전략 제시 등 세 가지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한과 조흥의 감성통합 프로젝트인 '뉴뱅크'가 합병 2년반 전인 2003년 9월부터 가동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KEB하나은행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하나·외환 분리 시절 이미 합병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지만 외환 노조와의 갈등이 워낙 심해 신한·조흥만큼 합병에 앞서 다양한 시도를 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신한·조흥은 직원들이 여덟 번이나 백두산을 함께 등반했는데 신한과 조흥의 합병사례를 연구했던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은 이 같은 프로그램이 두 은행 간 합병에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신한과 조흥은 이 밖에도 서라벌서밋·런투게더·점프투게더 등 직급별로 다양한 통합행사를 개발해 치열하게 교류해왔다.

외환 출신들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는 감성통합에서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숙제다. 신한은행의 경우 기존의 조흥 출신들이 나이가 많고 신한 출신의 승진이 빨랐던 점을 감안해 승진의 20%는 조흥 직원에게 우선 할당하고 나머지 80%를 성과에 따라 승진시키는 방식으로 승진체계를 맞췄다. KEB하나은행의 경우도 같은 직급의 외환 직원 나이가 5년 이상 많기 때문에 앞으로 승진체계를 맞추려면 하나 출신들의 희생이 일정 부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체계 통일은 더욱 예민한 부분이다. 신한과 조흥 간 합병 과정에서는 신한의 임금이 높았기 때문에 조흥의 임금을 3년 내 신한에 준하도록 맞췄다. 이 과정에서 신한 직원들이 반발하기도 했으나 신한이 합병주체였기 때문에 경영진이 다독이기는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은 피인수은행인 외환 출신의 임금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앞으로 외환의 임금체계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부분이 앞으로 가장 큰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1+1=2'식의 단순한 합병이 아닌 '새로운 은행'을 만들어야 하는 점은 김정태 회장과 함 행장 앞에 놓인 중장기 숙제다. 신한과 조흥 합병 당시 경쟁은행들은 조흥의 충성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 공격적 영업을 벌였으나 당시 신한은 덩치를 키우기보다 회사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고 글로벌과 리스크관리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이 임원 인사에서 외환 출신들을 중용한 것이나 외환 노조 출신을 행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것을 보면 표면적으로 감성통합을 위한 노력은 이미 상당해 보인다"면서도 "결국 앞으로의 승부는 하나의 임원과 직원들이 얼마나 외환 직원들을 진심 어리게 껴안을 수 있느냐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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